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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홈런 더비 우승자는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였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였다.
오타니의 상대는 '타격 천재' 후안 소토(워싱턴 내셔널스)였다. 오타니와 소토는 정규 3분과 보너스 타임 1분의 대결에서 22-22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각 1분씩 기회를 가진 연장 전에서도 두 선수는 6-6 동점을 이뤘다.
각자 3개의 공을 치는 2차 연장에서 비로소 승부가 났다. 소토가 3개 모두 담장을 넘겨버린 것. 일찌감치 지친 모습이 역력했던 오타니는 2차 연장 초구에 땅볼을 친 뒤 허탈한 미소를 지었다. 하지만 이내 소토와 다정하게 포옹하며 서로를 응원하고 위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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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는 비록 1라운드에서 탈락하긴 했지만 3차 연장까지 간데다, 경기 전 중계진의 인터뷰에 참여하고 촬영에도 적극적으로 임하며 보답했다. 이날 오타니는 최장 비거리인 513피트(약 156.3m)를 비롯해 500피트(152.4m) 이상 홈런만 6개, 평균 117마일(188.3㎞)의 타구 속도로 괴력을 과시했다.
경기 후 오타니는 "연장전을 치르느라 피곤했다. 이렇게 힘든 일은 처음이다. 이렇게 스윙을 많이 한 건 평생 처음"이라며 숨을 몰아쉬었다. 이어 "평소 타격 훈련을 하지 않기 때문에 (홈런의)거리 감각을 몰랐다. 치다보니 점점 좋아졌지만, 대신 전력으로 달리기를 한 것처럼 숨이 찼다"면서 "홈런 더비 내내 시간을 보며 '얼마나 더 칠 수 있을까' 고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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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아웃 도중 마이크 트라웃의 전화를 받은 데 대해서는 "너무 피곤해서 트라웃이 뭐라고 했는지 잘 기억이 안 난다. 긴장을 풀고 실력을 보여주란 얘기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소토와 포옹하면서는 무슨 얘기를 했을까. 이는 소토의 인터뷰를 통해 알 수 있다. 소토는 "우린 서로 100%의 힘을 쏟아부었다"면서 "오타니가 '피곤하다'길래 나도 '피곤하다'고 답했다. 전쟁이 끝나면 우린 친구"라며 웃었다.
오타니는 오는 14일 열리는 올스타전에 아메리칸리그(AL) 올스타의 선발 투수 겸 1번 지명타자로 경기에 나선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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