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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우타자에 약하다고?" 수베로의 파격 승부수, 이민호는 전혀 몰랐다[인터뷰]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1-09-10 22:26 | 최종수정 2021-09-10 22:51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LG 이민호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9.10/

[잠실=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내가 오른손 타자한테 약하다고? 피안타율이 더 높은가? 전혀 몰랐다."

10일 잠실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뜻밖의 파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프로 데뷔 이래 한화전 통산 평균자책점 0.70. '독수리 킬러' 이민호를 상대로 우타자만 8명을 채운 라인업을 내세운 것.

리드오프로 최재훈을 내세우고, 정은원 노수광에게 휴식을 줬다. 좌타자는 하주석 1명 뿐이었다.

수베로 감독은 오늘의 게임 플랜으로 "출루를 많이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민호는 좌타자보다 우타자 상대로 피안타율이 6푼 정도 낮다. 이 정도면 한번 해볼만한 시도"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올시즌 이민호의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2할6푼3리, 좌타자 상대로는 2할1리였다.

하지만 이민호는 150㎞ 안팎의 빠른 직구와 140㎞가 넘는 고속 슬라이더를 주무기로 하는 오른손 스리쿼터 투수다. 정황상 좌타자보다 우타자에게 약하긴 어렵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할 경우,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이 더 높아진다.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LG 이민호가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9.10/
리드오프 최재훈도, 우타자 8명 라인업도 완벽히 실패했다. 한화는 7회까지 이민호를 상대로 1안타 1볼넷을 얻는데 그쳤다. 그나마 유일한 안타는 좌타자인 하주석이 친 것. 투구수를 늘리지도 못했다. 7회를 마치고 마운드를 내려간 이민호의 투구수는 90개였다. 류지현 LG 감독이 "올해 가장 완벽한 피칭"이라며 환호할 정도였다.

경기 후 만난 이민호는 "정은원 선배 왜 안 나오지? 어디 안 좋으신가보다 하고 말았다"고 답했다. 이어 문제의 피안타율을 묻자 "내 피안타율이 우타자한테 더 높다고? 전혀 몰랐다"며 당황하기도 했다.


"작년엔 올해보다 제구에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좌타자보다 우타자가 편했다. 올해는 그런 게 없어졌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다소 흔들리기도 했다. 8월 27일 삼성 라이온즈전 8이닝 1실점을 기점으로 완전히 달라졌다. NC 다이노스, 한화까지 3연승이다. 이민호는 "전반기엔 밸런스가 왔다갔다 했다. 후반기엔 기복을 줄여가는 중"이라며 "삼성전 밸런스가 정말 좋았다. 그걸 계속 유지하려고 노력한게 잘된 거 같다"고 강조했다.


2021 KBO리그 LG 트윈스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10일 잠실구장에서 열렸다. 7회초 LG 이민호가 이닝을 마친 뒤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1.09.10/
한화를 상대로 강한 이유를 붇자 "그냥 올해 한화를 자주 만났을 뿐이다. 계속 결과가 좋아서 자신감도 붙었다. 내 공만 잘 던지면 되는 것 아니냐"며 미소지었다.

7회 첫 볼넷을 내주자 경헌호 투수코치와 유강남이 마운드에 올랐다. 이민호는 "페레즈에게 볼넷이나 안타 주면 분위기 넘어갈 수 있으니 조심하라는 얘기였다. 한번 끊어주고, 다음 타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완투 욕심에 대해서는 "없다. (정)우영이형 (김)대유형 (고)우석이형, 우리 불펜 좋다"며 자부심을 뿜어냈다.

선배 임찬규가 "마운드 위에 올라서면 '내가 에이스다'라는 생각으로 던져라"라는 조언을 받았다는 말도 덧붙였다. 임찬규 뿐 아니라 켈리와 수아레즈에게도 수시로 조언을 구한다고. 이민호는 "언제든지 와서 물어보라고 하더라. 그래서 운동할 때마다 가서 물어본다"며 웃었다.


잠실=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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