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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한국식인데…' 반복되는 논란, 소통-이해도 필요하지 않을까[SC초점]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1-09-27 20:07 | 최종수정 2021-09-28 05:01


◇한화 수베로 감독이 26일 잠실 두산전 도중 김태완 주심으로 부터 주의를 받고 있다. 잠실=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한화 이글스 코치진은 올 시즌 논란의 중심에 자주 서고 있다.

대부분 '말'과 관련돼 있다. 경기 특정 상황마다 외국인 코치진이 소리를 내고, 이게 경기 집중 방해와 더불어 불쾌감을 유발한다는 것이다. 상대팀의 영역을 벗어날 때도 있었다. 지난 6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선 투수 교체를 위해 그라운드에 나섰던 호세 로사도 투수 코치가 포수 최재훈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이유로 퇴장 처분을 받기도 했다.

KBO리그는 지난해부터 소리에 굉장히 민감해졌다. 코로나19로 무관중 체제가 시작되면서 예전에 관중 응원 때는 들리지 않았던 더그아웃 내에서의 작은 목소리까지 그라운드로 전달되기 시작했다. 투수들의 기합 소리나 더그아웃에서 안타-볼넷-삼진 등 다양한 상황 때마다 나오는 목소리들이 상대팀의 경기 집중을 방해한다는 것이다. 동료들에게 외치는 파이팅이나 상황에 따른 기 싸움은 충분히 벌어질 수 있는 일이지만, 때에 맞춰 해야 한다는 것은 코로나 이전부터 강조돼 온 그라운드에서의 예의다.

지난해 무관중-유관중 체제를 오가면서 시즌을 마무리하며 각 팀이 이런 문화에 대부분 익숙해졌고, 신중한 분위기다. 그런데 올 시즌 새롭게 꾸려진 한화 더그아웃에서 다시 문제가 불거지는 모양새다.

베네수엘라 출신인 수베로 감독과 한화 외국인 코치들은 빅리그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이들이다. 자유분방한 미국-남미식 소통법에 익숙하다. 영어 뿐만 아니라 스페인어까지 섞어 쓰는 경우가 더러 있고, 억양도 센 편이다. 캠프 때부터 선수단 내에서 시끌시끌한 분위기를 유도해왔고, 시즌 내내 그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더그아웃에서도 경기 상황에 개의치 않고 큰 목소리로 선수를 응원한다. 일련을 모습을 상대를 방해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려는 행위로 보긴 어렵다.

다만 상대의 시각도 존중 받아야 한다. 의도 여부를 떠나 그 상황을 바라보는 상대가 '존중의 결여'를 느꼈다면 문제 의식을 가져야 한다. 상대가 존중받지 못한다고 느끼는 순간, 언젠가는 나 자신도 존중 받을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반복되는 논란은 개인 뿐만 아니라 팀 전체에게도 손해다. 수베로 감독과 코치진이 분명 개선해야 할 부분이다.

코로나19가 아니었다면 한화 코치진은 이런 불필요한 논란을 피할 수도 있었다. 10개 구단 감독 간 소통은 코로나19 이전엔 흔한 풍경이었다. 시즌 개막 전 미디어데이, 감독자 회의, 올스타전, 골든글러브 시상식 등 한 자리에 모여 의견을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코로나 이후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고 각 구단이 경기 외엔 고립된 생활을 하면서 소통 기회도 자연스럽게 사라졌다. 한화 코치진 문제는 어쩌면 이런 소통과 이해 과정이 있었다면 불거지지 않았을 문제였을 수도 있다. 앞서 불문율 논란을 겪었던 롯데 자이언츠 래리 서튼 감독도 소통 기회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낸 바 있다.

이런 소통은 최근 각 팀 주장이 맡는 모양새. 경기 전후 대화로 의견을 나누는 식이다. 하지만 선수 입장과 감독, 코치의 시각은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완벽한 소통의 대체제로 보긴 어렵다.


반복되는 논란은 분명 문제다. 그러나 외국인인 수베로 감독과 코치진 탓만으로 돌리기도 어렵다.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과연 우리만의 야구 문화가 정답인지에 대한 논의와 소통, 이해도 필요하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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