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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씁쓸한 이별이다.
올 때만 해도 LG의 우승 청부사로 기대를 가득 모았다. 보어는 오프 시즌 때 LG가 로베르토 라모스와 계약이 지지부진할 당시 대체 선수로 꼽히던 인물.
라모스가 부진에 이어 부상으로 뛰지 못하게 되자 LG는 곧바로 보어를 영입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92홈런, 마이너리그에서 통사 117홈런을 친 거포 1루수. 지난해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서 99경기를 뛰며 17홈런을 기록했다. 일본 야구를 경험해 한국야구에도 빠르게 적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LG는 주저없이 그를 택했다.
후반기 시작과 함께 4번으로 출발. 두번째 경기만에 홈런을 치며 기대를 모았지만 이내 부진에 빠졌다. 초반이라 적응이 필요하다고 여겨졌지만 게임을 치러도 그 타격은 그대로였다. 타순은 계속 내려가 결국 8번까지 떨어졌다. 정확히 100타수를 채운 보어의 타율은 1할7푼(17안타).
순위 싸움이 급했던 LG는 더이상 보어를 그냥 둘 수 없었다. 9월 23일 2군으로 내려 보냈고, 빨리 타격을 살리기 위해 이병규 코치와 1대1 훈련을 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반등은 없었다. 보어에 대한 질문에 류지현 감독의 대답은 "1군 때와 달라진 것이 없다고 한다"라는 말이 전부였다.
혹시 포스트시즌에서 반전을 보일까 하는 기대도 이내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시즌 끝까지 보어는 1군에 올라오지 못했고, 준플레이오프 엔트리에도 탈락했다. 류 감독은 팀이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에 오르더라도 기존 선수들의 부상 이탈 등 다른 이유가 없으면 굳이 보어를 올릴 계획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래도 보어는 게속 2군에서 마지막 기회를 엿봤다. 그러나 그 기회는 끝내 오지 않았다. 7일 준PO 3차전서 LG는 두산에 3대10으로 패하며 탈락하고 말았다.
보어가 다시 한국에 야구를 하러 올 일은 없을 듯하다. 아쉬운 퇴장이 아닐 수 없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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