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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정든 롯데를 떠나 NC에 새 둥지를 튼 손아섭. 2007년 롯데에 입단한 그는 올해로 프로 16년 차다.
부산고 2학년 시절 손아섭은 수비 교육을 위해 학교를 잠시 방문한 이동욱 당시 코치를 만났다. 이동욱 당시 코치는 롯데에서 LG로 자리를 옮길 무렵이었다. 이 코치를 본 손아섭은 나무배트로 바뀐 타격과 수비에 대해 끈질기게 질문했다. 어린선수의 적극성이 기특했던 이 감독은 여러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이는 2년 후 프로에 입문한 손아섭에게 큰 도움이 됐다. 특히 나무배트 적응을 통한 프로에서 최고 타자로 성공하는 데 밑거름이 됐음은 물론이다.
늘 감사한 마음을 품고 지낸 손아섭은 명절 등 특별한 날 안부 인사를 잊지 않는 등 이 감독과 꾸준히 연락을 이어갔다. 스스로 "신기한 인연"이라고 했을 정도. 이동욱 감독도 "(손아섭과) 학교 때 만났고, 한 아파트에서도 살았다. 인연이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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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역 은퇴 후 일찌감치 롯데 코치를 하던 이동욱 감독은 손아섭이 입단할 무렵 LG 코치로 자리를 옮겼다. 이후 2010년 대 초반부터 NC 코치로 자리를 옮겨 사령탑까지 올랐다.
손아섭은 이동욱 감독이 떠난 롯데에서 줄곧 프랜차이즈 스타로 지난 15년 간 맹활약했다. 사적으로는 각별한 인연이지만 그라운드에서는 경남 라이벌로 서로를 겨눠야 했던 운명.
하지만 남다른 인연의 끈은 두 사람을 기어이 한 팀에서 뭉치게 했다. 손아섭이 정든 롯데를 떠나 NC와 FA 계약을 맺으면서 프로에서의 만남이 성사됐다.
신기하면서도 반가웠을 손아섭의 NC행. 하지만 이 감독은 특유의 담담함을 잃지 않았다.
"계약 후 통화를 했죠. 구체적인 건 만나서 얼굴보고 이야기 하자고 했어요. 일단 잘 쉬고 롯데 떠나기 해야할 일도 많겠지만 앞으로 해야할 것들에 대해, 어떻게 준비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서만 간단하게 이야기를 나눴어요. 딱 하나 부탁한 건 후배들에게 행동으로 본을 보일 수 있는 선배가 돼달라고 했죠."
워낙 자기관리가 철저하기로 유명한 선수. 이심전심이다. 롯데를 떠나 처음으로 다른 팀에 합류하게 된 손아섭. 스승 이 감독의 부탁이 아니더라도 후배들 앞에 솔선수범 할 선수다. 고교 때 만난 제자에 대한 이 감독의 믿음도 확고하다.
"워낙 말보다 행동으로 보여주는 선수니까요."
드디어 결합한 각별한 인연. 손아섭이 2년 만에 정상 재등극을 꿈꾸는 NC 이동욱 감독을 위해 '우승 청부사'로 보은할 기회가 생겼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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