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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경기 3실책' 데뷔 시즌 아픔, 강렬한 투런포로 지운 1차 지명 기대주의 간절함 "백업이라도…"[광주 토크]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22-02-26 17:22 | 최종수정 2022-02-27 09:00


26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의 연습경기가 열렸다. 타격하고 있는 한화 정민규. 광주=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2.02.26/

[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정민규의 홈런이 긍정적이었다."

26일 광주에서 가진 KIA 타이거즈와의 연습경기서 패한 한화 이글스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은 이렇게 말했다.

강렬한 한방이었다. 정민규는 팀이 1-2로 뒤지고 있던 5회초 1사 1루에서 KIA 이준형을 상대로 좌월 투런포를 쏘아 올렸다. 큼지막한 타구는 누가 봐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을 정도로 힘이 넘쳤다. 벤치에서 타구를 지켜보던 수베로 감독은 선수들과 하이파이브를 나누면서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홈을 밟고 더그아웃으로 향하는 정민규의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정민규는 지난해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기대주. 그러나 데뷔 시즌은 악몽이었다. 10월 23일 사직 롯데전에서 1군 데뷔전을 치렀으나, 포구 실책 2개를 하면서 호된 신고식을 치렀다. 25일 대전 키움전에서도 치명적인 실책을 하면서 팀 패배의 단초가 됐다. 수베로 감독은 세 번째 실책 이튿날 "정신적 휴식이 필요하다"고 정민규를 선발 라인업에서 빼기도 했다.

비시즌 기간 정민규는 한층 더 성숙한 모습. 정민규는 "연습경기에서는 결과도 중요하지만 과정에 충실하려고 생각했다. 타석에서 많은 생각을 버리고 중심이동과 타이밍, 히팅 포인트만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김남형, 박윤 코치님과 내가 앞으로 팀에서 맡아야 할 방향성과 야구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이야기를 나누면) 마음이 편해지고 야구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며 "이번 캠프에 접어들며 타격감이 그 어느 때보다 좋다. 비시즌 때 많은 준비를 했고, 특히 타석에서 나름대로의 루틴을 정립한 부분이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밝혔다.

정민규는 올 시즌 등번호를 고교 시절과 같은 41번으로 변경했다. 프로 2년차 경쟁 구도는 여전히 가시밭길. 고교 시절 주로 뛰었던 3루엔 노시환, 유격수 자리엔 주장 하주석이라는 높은 산이 버티고 있다. 수베로 감독은 지난해 정민규를 1루수로 선발 출전시키면서 가능성을 테스트한 바 있다. 올 시즌 정민규는 변우혁, 김인환과 1루수 경쟁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정민규는 "아직 팀내에 확실히 정해진 자리가 없고, 경쟁중이라는 생각으로 캠프에 임하고 있다"며 "우선 백업이라도 개막전 엔트리에 들고, 그 기회를 살려서 팀과 팬 여러분이 원하는 방향에 맞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첫 외부 연습경기에서 쏘아 올린 한방이 정민규의 올 시즌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 주목된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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