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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문 칼럼] 다저스가 필드 코디네이터를 둔 이유, KBO리그 팀도 고민해봐야할 변화

민창기 기자

기사입력 2022-06-06 11:05 | 최종수정 2022-06-07 08:31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초청코치로 미국야구 현장을 경험하고 있는 김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 키스 보르가드 마이너리그 필드 코디네이터와 함께 했다. 사진제공=김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제공=깅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제공=김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

사진제공=김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키스 보르가드 필드 코디네이터. 사진제공=김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

LA 다저스 마이너리그 팀에 합류해, 몇몇 반가운 코치들을 만났다. 넥센 히어로즈에서 뛰었던 대니 돈, 롯데 자이언츠에서 활약했던 카를로스 아수아헤, 이스라엘 대표 출신 블레이크 게일런, 1980년대 너클볼로 명성이 높았던 찰리 허프,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에서 40년 가까이 투수코치를 하고 있는 바비 큐라 등이다. 경험 많은 베테랑 지도자와 능력있는 젊은 코치가 협력해 젊은 선수들을 열심히 가르치고 있었다. 이를 보면서 우리야구에도 꼭 필요한 조화라는 생각을 했다.

다저스 초청코치 생활을 하면서 놀란 게 하나 더 있다. 마이너리그 팀 내 필드 코디네이터(Field Coordinator)다. 예전에는 없던 자리다. 메이저리그 팀에 산하 마이너리그 팀들을 포괄적으로 관리하는 코디네이터가 있지만, 한 지역을 총괄하는 코디네이터는 드문 케이스다. 캠프 합류 초기에 키스 보르가드라는 직원이 유독 자주 눈에 띄었다. 그는 모든 훈련 스케줄에 관여했다. 감독을 비롯한 코치들은 그의 의견을 경청하고 따랐다. 감독 위의 관리인처럼 보였다. 역할이 궁금해 따로 미팅을 요청했고, 그의 직책과 업무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기본적으로 캠프에서 진행되는 모든 현장 훈련을 설계하고, 프로그램을 짜고, 감독 한다고 했다. 감독, 모든 필드코치, 현장 스태프 위에서 전체적으로 감독, 관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에 더해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 선수들의 재활관리, 스프링캠프 훈련 계획, 애리조나 컴플렉스리그 훈련을 관리한다. 매년 2월 열리는 스프링캠프부터, 연장 스프링캠프, 애리조나 컴플렉스리그, 10월 인스트럭트리그까지 각 프로그램의 단기 및 장기 목표를 계획하고 캠프 목적과 특성에 따라 진행 상황을 설계 한다고 한다.

매일 그가 프런트, 현장코치, 의료팀, 트레이너, 멘탈코치, 재활팀, 데이터팀과 소통하며 선수 훈련계획, 재활계획을 체크하고 조율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었다.

어린 선수 사례를 눈여겨 봤다. 어린 선수들은 메디컬팀, 트레이너와 상의해 개개인의 신체 컨디션과 능력에 따라 개인 훈련량을 조절했다. 장기적이고 기본에 충실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진행한다. 특히 꾸준하고 지속적인 멘탈 교육을 중시하고 있었다.

롯데에서 뛰었던 앤디 번즈는 지난해 트리플A에서 활약하다가 다쳐 재활팀에 내려왔었다고 한다. 어떻게 해야할지 몰라 난감해했다고 한다. 키스 필드 코디네이터가 다른 팀원들과 함께 번즈의 관한 모든 정보를 파악해 특별한 회복 스케줄을 짜줬고, 모든 일정을 관리해준 결과 안정적으로 회복했다. 앤디 번즈는 트리플A로 복귀해 2021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때 콜업돼 타석에 설 수 있었다.

마이너리그 팀은 선수 육성이라는 분명한 목표가 있다. 이에 집중한다. 그래도 감독과 현장 책임자들 위에 총괄 책임자가 있다는 게 쉽게 이해가 되지 않았다.


조직에 어떤 문제가 있어 새로운 자리를 만든 건 아니라고 한다. 팀이 더 높은 레벨로 가기 위해 더 효과적인 시스템을 고민하다가 만든 것이다. 지금은 직원들간 팀워크 구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보고 있다.

다저스가 추구하는 방식이 모두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부작용 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었고. 효과적인 메이저리그 지원 시스템을 구축했다는 게 구단 내부 평가다.

한국 프로야구 구단들은 메이저리그의 새로운 시도, 트렌드를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이런 방향이 팀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되면, 과감하게 시도해볼만 하다.

<김경문 전 야구대표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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