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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속 145km 직구를 던지면, '강속구 투수'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시속 150km를 뿌리면 초특급, 외계인 대접을 받았다. 올 시즌 KBO리그 투수들의 직구 평균구속이 143.5km다. 5년 전보다 2km 넘게 빨라졌다. 시속 140km대 중반 정도는 웬만한 투수는 다 던지는, 평범한 구속이 됐다. 체격 조건이 좋아지고, 체계적인 훈련이 뒷받침된 덕분이다.
빠른공이 성공을 보장하는 건 아니지만, 확실히 유리한 환경이 주어진다. 성공 가능성이 높은 카드를 쥐고있는 셈이다.
리빌딩을 거쳐 팀 재건에 나선 한화 이글스, 강속구 투수들의 집합소 같다. 문동주(19) 남지민(21) 김범수(27)에 루키 김서현(18)이 입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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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한승혁(29)이 가세했다. 지난 11일 KIA 타이거즈에서 이적했다.
전반기에 선발로 안정적인 활약을 했다. 꾸준하게 좋은 페이스를 이어가지 못했다. 고질인 제구력 난조로 무너졌다. 매년 그랬다. 들쭉날쭉했다. 기대로 시작해 실망으로 끝났다. 10년 전에도 그는 유망주였다.
기다림에 지친 KIA가 트레이드 카드로 내놨다. 프로 13년차, 만년 유망주가 선수 인생의 전환점에 섰다. 그를 잘 아는 지도자, 이대진 수석코치가 함께 한다는 게 기회다.
김범수 한승혁 문동주 김서현 모두 1라운드 지명으로 프로에 들어왔다. 해당 연도의 최고 유망주들이었다. 그런데 잠재력을 꽃피우지 못하고 유니폼을 벗는 선수가 많다. 대다수 구단에 1~2차 지명선수가 넘쳐난다. 1군 무대에 오르지도 못하고 떠나는 선수도 있다.
프로 8년차 김범수는 불펜의 주축투수로 맹활약을 했다. 건강한 몸으로 온전하게 풀시즌을 던졌다. 계속해서 꾸준한 약할을 해 줘야 한다. 문동주와 남지민은 물음표를 떼고, 주축 전력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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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재건은 마운드 안정에서 시작된다. 원석에 가까운 유망주, 오랫동안 벽을 넘지 못하고 있는 강속구 투수를 모았다. 이들이 핵심전력으로 성장한다면? 한화는 긴 어둠의 터널에서 빠져나와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다. 투수코치와 감독을 지낸 단장, 우승팀 투수코치 출신 수석코치에 대한 기대가 크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