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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투수 왕국' KIA 타이거즈, 선발진 뎁스는 여전히 탄탄하다.
'전역생' 김기훈(23)은 가장 강력한 경쟁자다. 입대 전까지 구속에 비해 제구 문제가 두드러졌던 김기훈은 선발보다는 불펜에 어울리는 자원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상무에서 군 복무를 하며 퓨처스(2군) 선발 등판을 거듭하면서 영점을 잡아갔다. 지난해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16경기 85⅓이닝에서 6승2패, 평균자책점 2.95, 피안타율 2할1리로 준수한 모습을 보였다. 친정 KIA로 복귀한 뒤에도 첫 등판(2022년 9월 23일 창원 NC전, 1⅔이닝 2안타 2볼넷 3탈삼진 1실점) 이후 4경기 연속 무실점을 기록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김기훈은 150㎞의 빠른 공을 앞세운 구위형 투수. 상무에서 제구 문제 해답을 찾으면서 더욱 강력해졌다. 그동안 불펜 역할을 주로 맡았지만, 멀티 이닝 소화 뿐만 아니라 선발 역할도 해낼 수 있다. 특히 올해 KIA가 외인 구성에서 드러나듯 구위 위주의 선발진 구성으로 안방 불안의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관점에서 볼 때, 김기훈의 선발 경쟁 참가 가능성은 꽤 높다.
세 선수의 특성, 전체 선발진 구성을 놓고 보면 여전히 임기영이 경쟁 우위에 있는 것은 사실이다. 1~4선발에 좌완(양현종 이의리)과 우완(앤더슨 메디나) 밸런스는 이미 맞춰져 있다. 같은 좌완인 김기훈 윤영철보다 사이드암 임기영이 좀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이유. 그러나 캠프 과정에서 김기훈 윤영철이 이런 구성의 장점을 넘어설 만한 퍼포먼스를 보여준다면, 5선발 구도 변화는 충분히 생각해 볼 만하다. 경쟁 여부에 따라 롱릴리프, 대체 선발 계산까지 마칠 수 있다는 점은 숨은 이득이다. 이래저래 행복한 고민에 빠진 KIA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