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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12월, 일본 사이타마현 도코로자와 세이부돔에서 열린 마쓰자카 다이스케(43)의 은퇴식. 세이부 라이온즈의 '전설' 마쓰자카가 팬들에게 선수로서 작별을 고하는 자리였다. 전광판에 등장한 선배 스즈키 이치로(50)가 "참석하지 못해 미안하다"며 위로의 메시지를 전했다. 그런데 잠시 후 마쓰자카 뒤쪽에서 정장차림의 한 남성이 꽃다발을 들고 나타났다. 관중석에선 환호가 터져나왔다. 마쓰자카는 놀란 얼굴로 그를 보고 허리를 깊게 숙여 인사했다. 전광판 속의 이치로가 마쓰자카 눈앞에 나타났다. "오랫동안 정말 열심히 잘 했고 수고했다"는 격려의 말에 마쓰자카는 눈물을 참지 못했다.
이후 분위기가 조금 달라졌다. 2013년과 2017년엔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가 힘을 냈다. 결승진출에는 실패했지만 일본은 두 대회 연속으로 4강에 올랐다. 2013년엔 메이저리그 선수없이 국내리그 선수로만 대표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1~2회 대회 우승 주역인 마쓰자카와 이치로. 둘이 나란히 WBC 역대 베스트 9에 선정됐다. 마쓰자카는 선발투수, 이치로는 우익수로 메이저리그 공식사이트가 뽑은 포지션별 최고 선수 리스트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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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의 구심점이 된 리더 이치로는 2개 대회 17경기에 나서 타율 3할1푼2리, 1홈런, 10타점, 14득점을 기록했다. 2회 대회 한국과 결승전에선 극적인 장면을 연출했다. 3-3으로 맞선 연장 10회초 2타점 결승타를 터트렸다. 1-3으로 앞서다가 9회말 동점을 허용한 상황에서 무서운 집중력을 발휘했다. 역대 WBC 최고 명승부로 꼽히는 장면이다.
일본야구와 인연이 깊은 선수가 있다. 지난해까지 소프트뱅크에서 활약했던 알프레드 데스파이네가 좌익수로 뽑혔다. 데스파이네는 오는 3월 개막하는 5회 대회에도 쿠바대표로 출전한다. 4번째 WBC 출전이다.
이반 로드리게스(푸에르토리코)가 포수, 미켈 카브레라(베네수엘라)가 1루수, 로빈슨 카노(베네수엘라)가 2루수, 호르헤 칸투(멕시코)가 3루수, 지미 롤린스(미국)가 유격수, 데스파이네와 이치로, 카를로스 벨트란(푸에르토리코)이 외야수로 뽑혔다.
한국선수는 리스트에 없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