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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절호의 기회에서 대타로 교체되는 외국인 타자, 도대체 무슨 의미인가.
최원호 감독의 복잡한 심기가 드러나는 장면이다. 오그레디는 한화가 총액 100만달러를 투자해 야심차게 데려온 거포다. 한국보다 더 강하고, 정밀하다는 일본 무대에서 뛴 경험이 있었기에 기대가 컸다.
하지만 일본에서 뛴 게 진짜였냐고 의심될 정도의 실력으로 팬들에게 충격을 안겼다. 공을 맞히질 못했다. '삼진 기계'였다. 4월 68타석에 들어서 31번 삼진을 당했다. 홈런은 1개도 못쳤고 볼넷도 4개밖에 골라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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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 감독이 보기에도 너무했나보다. 13일 SSG 랜더스전 4타수 1안타 0삼진으로 기대감을 높였지만, 14일 경기에서 바로 5타수 무안타 3삼진으로 제 자리를 찾았다. 최 감독은 롯데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타순을 7번까지 내려줬지만, 결과는 삼진-삼진이었다.
그런데 0-1 1점차로 끌려가던 8회 선두타자가 2루타를 치고 나갔다. 여기서 오그레디. '이기는 야구'를 천명한 한화인데 이 절호의 기회에서 오그레디가 다시 삼진을 당하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오그레디가 적시타, 홈런을 쳐주는 것이었겠지만 최 감독의 눈에도 그럴 일이 생길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였나 보다. 결국 '오그레디 살리기'와 '이기는 야구'의 충돌 결과, 결론은 대타였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