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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역대 메이저리그 한 시즌 최다패 기록은 1899년 클리블랜드 스파이더스의 134패다. 내셔널리그(NL) 소속이던 스파더스는 그해 20승134패, 승률 0.130으로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패 및 최저 승률의 불명예를 쓴 뒤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오클랜드는 24일(이하 한국시각) T모바일파크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대3으로 패하며 최근 6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놀랄 일도, 충격적인 사건도 아니다.
오클랜드는 이날까지 50경기에서 10승40패를 기록하는 동안 연승을 딱 한 번 마크했다. 지난 6~7일 캔자스시티 로열스를 상대로 12대8, 5대4로 승리하며 2연승한 게 유일하다. 캔자스시티는 당시 1승2패로 '치욕적인'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오클랜드는 지금의 승률을 시즌 끝까지 유지하면 올해 32승130패를 기록하게 된다. 1899년 스파이더스 다음으로 많은 경기를 패하게 되는 것이다. 요즘 오클랜드의 경기를 보면 전혀 불가능할 것 같지 않다. AL 서부지구 선두 텍사스 레인저스(30승18패)에 21경기차 뒤져 있다.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 팀인 AL 동부의 탬파베이 레이스(35승15패)와의 승차를 굳이 계산하자면 25경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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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마운드 사정은 다르다. 팀 평균자책점(6.95)은 30위로 유일한 6점대다. 팀 피안타율(0.283), 팀 WHIP(1.67), 팀 피홈런(85개), 평균 실점(7.16점) 등도 모두 꼴찌다. 득실점 차이는 -178점이다. 실점이 득점의 2배다.
메이저리그에 남아 있을 이유가 없는 팀이다. 내년 연고지를 라스베이거스로 옮길 예정인데, 그런다고 지금의 상황이 호전될 가능성은 없다. 오클랜드 콜리세움을 홈구장으로 쓰는 오클랜드는 이날 현재 홈 평균 관중이 8695명으로 30개 구단 중 유일하게 1만명 미만이다. 작년에는 9849명이었는데, 올해는 상황이 더 악화됐다.
이런 오클랜드에 일본인 투수 후지나미 신타로가 구원투수로 활약하고 있다. 지난 1월 1년 325만달러에 오클랜드와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의 꿈을 이룬 후지나미는 2선발로 데뷔 시즌을 맞았으나, 제대로 적응을 하지 못하고 4번째 등판인 지난 4월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전을 끝으로 불펜으로 강등됐다.
선발 4경기에서 모두 패전을 안았고, 평균자책점은 14.40이었다. 이후 불펜으로 던지면서 평균자책점을 12.17로 낮췄으나, 유의미한 개선은 없다. 불펜 평균자책점은 10.66이다.
구위 저하, 커맨드 불안, 적응력 부족 등 총체적인 난국이다. 절반 이상을 던지는 포심 직구 구속은 최고 100.6마일, 평균 97.1마일을 찍고 있다. 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오타니 쇼헤이(최고 101.2마일, 평균 97.2마일)와 비교해 큰 차이는 없다.
27⅔이닝 동안 24개의 볼넷을 허용하고 삼진은 29개를 잡았다. 피안타율은 0.293이고 홈런은 3개를 맞았다. 이 정도면 마이너리그 거부권이 아니고는 메이저리그에 남겨놓을 이유가 없다. 오클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메이저리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