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항소심 무죄' 이영하 3년 학폭 꼬리표 뗐다…"재판 받는 모습 보고 운동부 폭력 문화 없어졌으면"

이종서 기자

기사입력 2024-06-13 14:35


'항소심 무죄' 이영하 3년 학폭 꼬리표 뗐다…"재판 받는 모습 보고 운…
홀가분한 표정의 이영하, 항소심 무죄 판결. 【 연합뉴스】

'항소심 무죄' 이영하 3년 학폭 꼬리표 뗐다…"재판 받는 모습 보고 운…
법원 나서는 이영하.【 연합뉴스】

[공덕동=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제 인생에서 없었으면 하는 일이었지만…."

서울서부지방법원 형사항소 2-2부(이현우 임기환 이주현 부장판사)는 14일 특수폭행·강요·공갈 혐의로 기소된 이영하(27·두산 베어스)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 측 항소를 기각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이영하는 3년 간의 학폭 꼬리표를 뗐다.

2021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이영하와 김대현(LG)의 야구부 후배라고 주장하며 이들에게 가혹행위 및 강요 등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주장하는 글이 게시됐다.

2022년 피해자라고 밝힌 조 모씨가 스포츠 윤리센터에 이들을 신고하면서 경찰 수사와 함께 검찰 기소가 이뤄졌다.

조 모씨는 이영하에게 전기 파리채에 손가락을 넣게 하는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전지 훈련 기간 중 라면을 갈취했고, 이에 응하지 않았을 시 얼차려 등을 줬다고 말했다. 자신의 자취방에서 빨래 및 청소 등을 시켰던 점도 지적했다.

증인 간의 진술이 다소 엇갈렸고, 조 모씨가 주장한 시점에 이영하가 국가대표 훈련 차출로 장소에 없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1심에서는 무죄가 선고됐다.

2심에서 조 씨는 더욱 구체적으로 증언했다. 뺏긴 라면 브랜드 명을 댔고, 구체적인 상황 묘사를 했다.


'항소심 무죄' 이영하 3년 학폭 꼬리표 뗐다…"재판 받는 모습 보고 운…
법원 나서는 이영하.. 항소심도 무죄. 【 연합뉴스】

그러나 재판부는 조 씨의 증언이 수사 단계보다 더욱 구체적으로 나오면서 오히려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봤다. 또한 구체적으로 말한 라면 브랜드의 경우 범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점에는 이미 단종되기도 했다.

무죄 판결을 받은 뒤 이영하는 한결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이영하는 "길게 왔는데 잘 마쳐서 다행이다. 내 인생에서 없었으면 하는 일이었지만 상황이 이렇게 돼버려서 재판까지 받았는데 깨끗하게 재판 마친 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재판으로 인해서 지금 운동부 이슈가 많이 알려졌는데 내가 재판받는 모습 보면서 이런 일이 많이 안 일어났으면 하고, 아마추어에서도 이런 문화가 많이 없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잘 마치고 나와서 다행이다"고 했다.

이영하는 재판을 받으면서 미계약 보류선수가 되는 등 1군 등록 일수에 손해를 봤다. 이르면 2025년 시즌 종료 후 FA를 신청할 수도 있었지만, 지금 상황에서는 2026년 시즌 종료 후 FA 자격 행사가 가능하다. 이영하는 "내가 그럴 운명이었나 보다. 5일 부족한 게 많이 아깝긴 하다. 선수생활 기간이 길다면 길지만 짧다. 1년, 1년이 아쉽긴 하지만 잘 끝났으니까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들과 지금 하고 있는 것들에 집중해서 잘하면 나중에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항소심 무죄' 이영하 3년 학폭 꼬리표 뗐다…"재판 받는 모습 보고 운…
항소심 무죄 판결받은 이영하.【 연합뉴스】
1심에서 조 씨에 대해서 조치를 취하지 않을 거라고 했던 이영하는 "그 때는 막 복귀를 해야할 때라 생각 안 해봤는데 변호사님과 이야기를 해봐야 한다. 당장 재판이 끝났고 오늘 당장 6시 30분에 경기가 있어서 그런 생각은 안 해봤다"고 조심스러워 했다.

이영하는 "이제 끝났다고 생각하니까 홀가분한 것도 있고 팀에 복귀를 하니까 내가 한 단계 더 올라갈 수 있는 발판이 됐으면 한다"라며 "스트레스도 많았고 나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 부모님, 주변 사람들까지 이 일로 인해서 힘들어 했다. 그런 모습을 보는 나도 힘들었다. 이제는 정말 끝났고 그런 것들이 내가 조금 더 멘탈적으로 단단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

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영하는 "선수로서 재판까지 받는다는 게 많은 분들이 실망하셨을 것 같다. 물론 무죄 받았지만 그 과정에서 의심하면서 실망하신 부분이 분명 있었을 거라 생각한다. 일단 이렇게 잘 끝났으니 앞으로는 그런 시선보다 야구선수로서 내가 하고 있는 일과 할 수 있는 일을 많이 봐주시고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 한국야구도 많이 좋아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공덕동=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