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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만수를 다 쓰고 있습니다" 3월16일 후라도 침몰의 기억, 선봉장은 김도영 대체 거포 3루수였다

정현석 기자

기사입력 2025-04-03 19:53 | 최종수정 2025-04-04 15:27


"오만수를 다 쓰고 있습니다" 3월16일 후라도 침몰의 기억, 선봉장은 …
팀의 3타점을 모두 쓸어담은 변우혁이 경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광주=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만수를 다 써보고 있습니다."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의 고민이 깊다.

핵심 주전 내야수 셋이 한꺼번에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득점력이 크게 약화된 탓이다.

새 외인 패트릭 위즈덤이 4경기 연속 홈런을 날리며 힘을 보태고 있고, 나성범 최형우가 중심을 잡고 있지만 상대 배터리의 견제와 압박 수위는 점점 더 심해지고 있다.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이 버티고 있다면 이들 중심타선의 파괴력이 극대화 됐을 거라고 쉽게 예상해볼 수 있다.

타선 침체 속에 마운드도 휘청거리고 있다. 특히 타이트한 경기가 많아지면서 불펜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2일 삼성과의 시즌 첫 경기도 위즈덤의 투런포로 2-0 승기를 잡았지만, 2-2 동점이던 8회 불펜 에이스 전상현이 결승타를 맞고 2대4로 역전패 했다.
"오만수를 다 쓰고 있습니다" 3월16일 후라도 침몰의 기억, 선봉장은 …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승리한 KIA 이범호 감독이 변우혁, 곽도규가 기뻐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03/
이범호 감독도 3일 삼성전에 앞서 "점수 내는 게 어려우니, 최소실점으로 이겨야 하는 상황이라 쉽지 않은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이어 "야수들이 점수를 많이 뺄 수 없는 상황이라 투수들 부담을 가지는데 따로 불러 '부담 안 가졌으면 좋겠다'고 얘기했다. 모든 상황이 어렵게 흘러가니 부담을 느끼지 않을까 싶다. 저도, 선수들도 모두 부담을 이겨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길 수 있는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위기탈출 의지를 드러냈다.
"오만수를 다 쓰고 있습니다" 3월16일 후라도 침몰의 기억, 선봉장은 …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3회말 2사 만루 KIA 변우혁이 적시타를 날리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03/

"오만수를 다 쓰고 있습니다" 3월16일 후라도 침몰의 기억, 선봉장은 …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2회말 무사 2루 KIA 변우혁이 적시타를 날린 뒤 환호하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03/
3일 삼성전은 타선에 변화를 줬다.

우선 4번 최형우가 빠졌다. 나성범이 지명타자로 가고, 루키 외야수 박재현이 2번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2번을 치던 위즈덤은 4번에 배치됐다. 전날 2루수로 선발 출전했던 최정용 대신 홍종표가 7번 2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포수 한준수 대신 김태군이 8번타자에 배치됐다.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이 없는 동안 견제가 집중된 나성범 최형우 두 베테랑의 피로도가 커졌다. 전형적인 악순환 고리다. 첫 체력적 고비가 온다는 개막 후 10경기 째. 쉬어줄 때가 됐다.


핵심 주축 선수가 하나 더 빠지는 상황. 백업의 활약에 기대를 거는 수 밖에 없었다.

이범호 감독은 경기 전 "최형우 선수는 트레이닝 파트에서 오늘은 쉬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찬스가 되면 후반에 쓸 생각"이라며 "성범이도 지명타자로 넣었다. 재현이와 종표가 시범경기 광주서 잘 쳤기 때문에 그날처럼 잘 쳐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오만수를 다 써보고 있다"며 허탈하게 웃었다.

이범호 감독이 떠올린 건 지난달 16일 시범경기 광주 삼성전. 무척 추웠던 이날 선발 후라도를 상대로 백업 타선을 구성했다.

백업 선수들은 후라도를 상대로 4이닝 동안 장단 10안타로 두들겨 6점(5자책)을 뽑아내며 11대5 대승을 이끌었다.

리드오프 박재현(5타수3안타) 박정우(4타수2안타) 홍종표(5타수3안타 2타점 3득점) 김규성(5타수4안타 2득점) 등이 중심이었다. 그 중 박재현 홍종표 김규성이 다시 후라도를 상대로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18일 전의 좋은 기억을 살려 활약해달라는 염원.
"오만수를 다 쓰고 있습니다" 3월16일 후라도 침몰의 기억, 선봉장은 …
3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KIA 위즈덤이 타격 훈련을 마친 뒤 변우혁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광주=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5.04.03/
이범호 감독의 희망은 또 다른 백업 타자에게서 터졌다. 김도영의 3루 공백을 메우고 있는 변우혁이었다. 2022년 말 한승혁 장지수와의 트레이드로 KIA 유니폼을 입은 1차지명 출신 거포 3루수.

0-0이던 2회 선두 타자 2루타로 출루한 이우성을 중전 적시타로 불러들이며 선취타점을 올렸다. 1-0이던 3회 연속 볼넷 3개로 만든 2사 만루에서 또 한번 후라도를 공략해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렸다. 3-0 KIA의 초반 리드가 모두 변우혁의 방망이 끝에서 나왔다.

3타수2안타 3타점 맹활약으로 승리를 이끈 변우혁은 경기 후 "오늘 활약은 패트릭 (위즈덤) 덕분"이라며 "경기 전 '어떤 느낌으로 타석에 들어서는지, 내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지'를 물었는데 내가 부족하다고 느끼던 부분과 딱 맞아 떨어져서 나름의 확신을 가지고 경기를 치를 수 있었다"고 했다. 이어 "'너무 잘하려는 모습이 보인다고, 그래서 결과가 안나오면 과정이 꼬이는 것 같다'고 이야기 해주더라"며 "'지금 잘 하고 있으니 내 자신을 믿고 좀 더 뻔뻔하게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가도 될 것 같다'고 말해줬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그는 "개인적인 목표는 없다. 기회가 주어질 때마다 팀승리에 보탬이 되고 싶을 뿐"이라며 "도영이 빈 자리를 대신하고 있는데 그걸 의식하니 잘 안되더라. 그저 매 경기, 매 타석에만 집중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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