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굴욕적 꼴찌 추락' KIA 불펜, 7점차도 못 지켜 역전패라니…1강? 이대로면 5강도 힘들다

김민경 기자

translation

기사입력 2025-05-08 00:08 | 최종수정 2025-05-08 08:22


'굴욕적 꼴찌 추락' KIA 불펜, 7점차도 못 지켜 역전패라니…1강? …
7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피치컴 장비 교체하는 KIA 정해영.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7/

'굴욕적 꼴찌 추락' KIA 불펜, 7점차도 못 지켜 역전패라니…1강? …
7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피치컴 장비 교체하는 KIA 조상우.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7/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KIA 타이거즈가 올 시즌 최대 약점을 노출하며 충격적인 역전패를 떠안았다.

KIA는 7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10-11로 패했다. KIA는 5-3으로 앞선 8회초 김도영의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포함해 5점을 뽑으면서 10-3으로 달아났다. 3연승과 시리즈 스윕이라는 해피 엔딩은 8회말 산산조각 났다. KIA 불펜은 7점차를 지키지 못하고 8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고, KIA는 충격 속에 그대로 고개를 숙였다. 1패 이상의 내상을 입었다.

선발투수 황동하는 5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70구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6회부터 빠르게 불펜을 투입했다. 황동하는 시즌 중 불펜으로 전환해 이날이 3번째 선발 등판이었고, 앞선 2경기는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조기 강판했다. 투구 수는 한 이닝을 더 끌고 가기 충분했지만, 벤치는 황동하가 이미 기대치 이상을 해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감독이 대체 선발투수가 모처럼 호투를 펼쳤을 때 좋은 분위기에서 바꿔주는 장면은 꽤 흔히 볼 수 있다.

문제는 KIA 불펜이었다. 올 시즌 1강 전력으로 평가받던 KIA가 중하위권을 전전하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바로 불펜이다. 개막부터 김도영, 박찬호, 김선빈, 나성범 등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으로 이탈한 여파로 화력이 약해진 동시에 불펜이 헐거워 승리를 지킬 힘이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KIA 불펜은 7일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5.62로 리그 7위에 머물러 있었다. 마무리투수 정해영과 셋업맨 조상우 둘을 빼면 믿을 수 있는 카드가 부족했다. 좌완 필승조 곽도규가 팔꿈치 인대 손상으로 수술대에 올라 시즌을 접은 것도 큰 손실이었다.

7회까지는 그럭저럭 버텼다. 이준영(⅓이닝)과 전상현(1⅔이닝)이 차례로 등판해 1실점씩 했지만, 경기가 뒤집힐 만한 위기는 없었다. 전상현은 30구를 던지며 황동하가 조금 일찍 마운드를 내려간 아쉬움을 지우기도 했다.

문제는 8회였다. KIA는 8회초 타선이 5득점 하며 손쉽게 10-3 승리를 챙기는 듯했다. 이범호 KIA 감독은 7점차에도 8회말 최지민을 마운드에 올리며 필승 의지를 보였다. 그런데 최지민이 송성문과 최주환을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내면서 구상이 꼬이기 시작했다.

이 감독은 무사 1, 2루 위기에서 우완 김건국으로 투수를 교체했다. 7점차였기에 6일 등판한 조상우를 아끼려 했을 것이고, 뜻밖의 위기에 바로 조상우를 올릴 준비가 안 됐을 가능성이 컸다.

김건국은 첫 타자 야시엘 푸이그에게 좌전 안타를 내줘 무사 만루 위기가 이어졌다. 다음 타자 루벤 카디네스가 3루수 앞 땅볼로 출루할 때 3루주자 송성문을 홈에서 포스아웃시키며 한고비를 넘겼다.


'굴욕적 꼴찌 추락' KIA 불펜, 7점차도 못 지켜 역전패라니…1강? …
7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8회초 5실점 후 8회말 8득점 역전에 성공한 키움.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7/

'굴욕적 꼴찌 추락' KIA 불펜, 7점차도 못 지켜 역전패라니…1강? …
7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8회말 만루홈런을 날린 키움 김태진.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7/

하지만 김건국은 더는 버티지 못했다. 계속된 1사 만루 위기에서 임병욱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줘 10-4로 쫓기기 시작했고, 김태진에게 우중월 만루포를 허용해 순식간에 점수 차가 10-8까지 좁혀졌다. KIA가 여전히 2점을 앞서고 있었지만 고척스카이돔 분위기는 키움으로 완전히 넘어간 순간이었다.

KIA는 뒤늦게 조상우를 붙였으나 최악의 결말로 이어졌다. 조상우는 첫 타자 김동헌을 볼넷으로 내보냈다. 오선진을 삼진으로 처리해 2사 1루가 됐는데, 폭투로 김동헌을 2루로 보낸 뒤 이용규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2루 위기로 이어졌다.

이 감독은 여기서 마무리투수 정해영을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반드시 이 위기를 막고 승리하겠다는 결연한 의지가 보였다. 그러나 정해영은 송성문에게 볼넷을 허용해 2사 만루 위기에 놓였다. 이어 최주환에게 우익수 오른쪽 3타점 적시 2루타를 얻어맞으며 순식간에 경기는 10-11로 뒤집혔다. KIA는 7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한 것도 모자라 아낄 수 있었던 조상우, 정해영 카드까지 모두 소진하면서 패하는 엄청난 내상을 입었다.

KIA 불펜 평균자책점은 7일 경기 뒤 6.23까지 치솟았고, 하루 만에 7위에서 최하위로 추락했다. 평균자책점 2점대 불펜 투수는 정해영(2.25)이 유일하고, 3점대는 윤중현(3.00)과 조상우(3.38) 둘 뿐이다. KIA 불펜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역전패 기록 역시 KIA 불펜이 얼마나 약한지를 보여준다. KIA는 올 시즌 11차례의 역전패로 리그 최다 2위에 올라있다. 1위는 12경기 역전패의 키움이다.

절대 1강으로 평가받던 KIA는 8일 현재 시즌 성적 16승19패 승률 0.457로 SSG 랜더스와 공동 6위에 머물러 있다. 4,5위의 연패 여파 속에 5위 kt 위즈와는 1.5경기차, 4위 삼성 라이온즈와는 2경기 차로 중위권 경쟁에서 멀어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2년 연속 1위 도전에는 빨간불이 들어왔다. 이미 1위 한화와는 7경기 차다.

불안정한 불펜 문제를 계속 떠안고 시즌을 치른다면 KIA는 자칫 5강 경쟁도 장담하기 어려워질지도 모른다.


'굴욕적 꼴찌 추락' KIA 불펜, 7점차도 못 지켜 역전패라니…1강? …
7일 고척돔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과 KIA의 경기. 키움이 KIA에 11대 10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경기 종료 후 그라운드를 나서는 KIA 선수들. 고척=송정헌 기자songs@sportschosun.com/2025.05.07/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