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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타율 4할대의 고감도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LA 다저스 김혜성이 경기 후반 좌투수를 상대로 교체되는 상황이 이어지자 현지 매체들이 데이브 로버츠 감독을 비난하는 분위기다.
김혜성이 앞서 5회초 2사 2루서 우익선상 적시 2루타를 빼앗은 투수는 좌완 마쓰이 유키였다. 김혜성이 마쓰이의 몸쪽 88.9마일의 슬라이더를 정확하게 끌어당겨 98.1마일의 속도로 1루를 타고 흐르는 강습타구를 날렸지만, 8회 1사후 또 다른 좌투수 애드리언 모레혼이 등판하자 로버츠 감독은 타석에 들어가던 김혜성을 불러세운 뒤 "들어오라"고 하고 키케를 내보냈다.
김혜성은 당황한 듯한 표정을 지으며 입술을 굳게 다문 채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대기타석 뒤에서 다음 타순을 기다리고 있던 리드오프 오타니 쇼헤이가 지나가는 김혜성의 등을 두드려주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포착됐다. 누가 봐도 이해하기 힘든 교체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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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중계진은 김혜성이 5회초 2루타를 날리자 "김혜성이 생각보다 강한 타구를 날렸을 뿐만 아니라 빈 공간으로는 안타를 쳤습니다. 특히 좌타자가 좌투수의 변화구를 공략한 것입니다. 올해 좌투수를 상대로 3타수 3안타인데 홈런 1개, 2루타 1개를 쳤네요"라면서 "내가 코치가 돼 볼게요. 상대가 어떤 유형의 투수를 내든 상관없어요. 날 코치에 앉여주세요"라며 다저스 벤치를 향해 김혜성을 좌투수든 우투수든 기용하라고 주문했다.
로버츠 감독은 경기 후 현지 매체 스포츠넷과의 인터뷰에서 8회 교체 이유에 대해 "김혜성은 좌우 투수에 모두 잘 하고 있다. (5회)마쓰이의 경우 구속이 상대적으로 느린 반면 회전과 제구가 좋다. 그러나 (8회)모레혼의 구속은 좀더 빠르다. 김혜성에게 까다로울 수 있다. 에르난데스에게도 기회를 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현지 취재진도 김혜성의 교체 이유가 궁금해 질문을 던졌는데, 로버츠 감독은 김혜성이 빠른 볼 투수에게 약하다고 이유를 댄 것이다. 하지만 스탯캐스트에 따르면 김혜성은 올시즌 직구 계열에 대한 타율이 0.414(29타수 12안타), 브레이킹볼에 대해서는 0.316(19타수 6안타), 오프스피드 구종에 대해서는 0.538(13타수 7안타)를 각각 기록 중이다.
또한 95마일 이상의 빠른 공에 대한 타율 0.273(11타수 3안타), 97마일 이상에 대해서는 0.500(2타수 1안타)을 기록했다. 즉 김혜성이 강속구에 약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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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8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0-0이던 7회 선두타자로 나가 좌투수 스티븐 마츠를 상대로 2루수 내야안타를 쳤다. 그리고 이날 좌완 마쓰이를 우익선상 2루타로 두들겼다. 이런 타자를 6-6의 긴박한 상황에서 타율 0.223에 삼진율 26.2%의 기대할 게 별로 없는 우타자로 바꾼 것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