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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한동훈 기자] 야구팬들 사이에서 언제부터인가 '이닝 쪼개기'라는 말이 널리 쓰이고 있다. 이닝 도중에 투수가 교체되는 상황을 뜻한다. 흔한 일이지만 부정적인 느낌이 강한 표현이다.
이닝 중간에 나온 투수는 그만큼 위기 상황일 가능성이 높다. 더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여겨진다. 다음 이닝까지 나오는 경우도 많다. 투수가 필요 이상으로 소모된다는 느낌을 준다.
감독 입장에서도 피하고 싶다. 사실 구원투수가 1이닝씩 딱딱 막아주면 고민할 일도 없다.
조성환 대행은 "다른 팀 감독님들도 이닝 하나를 이렇게 맡기고 싶다고 하신다. 저도 전적으로 동의를 한다. 그런데 여러 가지 변수가 많이 생긴다"며 속내를 토로했다.
두산은 14일 잠실 키움전을 선발 최승용 이후 박치국-최지강-김택연으로 계획했다. 최승용이 6이닝을 잘 막았다.
4-1로 앞선 7회초 1사 후, 박치국이 원성준에게 볼넷을 주면서 변수가 생겼다. 박치국은 이후 전태현을 삼진 처리했다.
조성환 대행은 이 시점의 고민에 대해서 "박치국 공이 최근에 워낙 좋았다. 볼넷이 아니라 그냥 공략을 당했다면 박치국으로 끌고 갔을 것이다. 그래서 송성문 상대로는 고효준이 한 타자만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고효준이 송성문을 잡았다면 8회는 최지강으로 새롭게 시작하면 된다. 그런데 고효준이 송성문에게 안타를 맞았다. 후속 이주형도 좌타자라 고효준을 내리지 않았다. 고효준은 이주형에게 볼넷을 줬다. 2사 만루에서 두산은 최지강으로 투수를 다시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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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조성환 대행의 투수교체는 성공했다. 최지강이 1점만 주고 불을 껐다. 최지강은 그것으로 임무를 끝냈다. 8회부터는 이영하 김택연이 1이닝씩 정리했다.
조성환 대행은 "점수 차이를 생각할 것이 아니라 바로 강한 투수를 쓰는 것이 맞는게 아닌가 이런 반성도 했다"고 고백했다.
15일 경기는 투수들이 잘 막아준 덕분에 고민을 덜었다. 곽빈이 7⅔이닝을 끌어줬다. 조성환 대행은 전날 느낀 '반성'을 바로 반영했다. 8회 아웃카운트 1개를 맡기자고 셋업맨을 따로 올리지 않았다. 바로 제일 강한 투수 김택연을 붙였다. 이날 경기는 곽빈+김택연으로 아주 깔끔하게 끝냈다.
잠실=한동훈 기자 dh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