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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1차지명 선수를 주고 10라운드 선수를 데려오더니...
이정훈은 15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 4번-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1회 삼성 선발 최원태를 상대로 선제 투런포를 때려냈다. 이 홈런이 결승 홈런이 됐다. KT는 16대4 대승을 거뒀다.
이 홈런 뿐이 아니다. 14일 삼성전에서도 3회 김상수의 투런포가 터진 직후 이어진 찬스에서, 삼성 에이스 후라도를 상대로 투런 홈런을 날렸다. 이 경기도 KT의 10대3 대승. 자신의 시즌 1, 2호 홈런이 아주 중요할 때 터져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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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대로 이정훈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2017년 신인드래프트 마지막 10라운드 전체 94번으로 KIA 타이거즈 지명을 받았다. 아마추어 시절 포수였는데, 그 귀한 포수가 왜 10라운드였느냐. 수비는 사실상 프로에서 실력을 발휘할 수 없는 수준이라는 의미였다. 단, 방망이는 일품이었다. 힘, 컨택트 능력을 고루 갖춘 중장거리 타자. KIA가 10라운드 '로또'를 기대하고 뽑은 이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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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2021년 41경기를 뛴 것 외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좌익수, 1루수로도 출전했지만 수비가 늘 발목을 잡았다. 그렇다고 방망이 하나로 승부를 보기에도, 화끈하게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다.
결국 방출. 하지만 롯데 자이언츠가 이정훈을 품었고, 롯데에서는 대타 자원으로 어느정도 기회도 얻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그리고 올해 야구 인생 전환점을 맞이했다. KT는 개막부터 방망이 부진으로 애가 탔는데,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강백호와 황재균까지 큰 부상으로 빠지는 치명상을 입었다. 믿었던 로하스는 부진에서 탈출할 기미가 안 보인다. 도저히 방망이 싸움에서 답이 안나오자, 오로지 타격에만 집중해 데려올 수 있는 선수를 물색했고 레이더망에 이정훈이 걸렸다. KT가 롯데에 먼저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10라운드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1차지명 카드를 쓰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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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