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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오랫동안 침묵하던 한화 이글스 베테랑 타자 안치홍이 부활했다.
0-1로 뒤진 7회말 선두 채은성의 안타와 대주자 이상혁의 도루로 만든 1사 2루에서 세번째 타석에 등장한 안치홍은 장현식과 7구째 끈질긴 승부 끝에 149㎞ 속구를 밀어 몬스터월을 강타하는 적시 2루타를 날렸다. 1-1 동점. 이어진 1사 1,3루에서 황영묵이 투수 앞 번트 안타로 한화는 2-1 역전에 성공했다. 안치홍의 동점 적시타로 이어진 상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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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안치홍은 끝까지 집중했다. 박명근과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134㎞ 체인지업을 당겨 좌익선상 2루타로 마지막 희망을 살렸다. 이재원의 짧은 좌전안타 때 끝내기 득점을 위해 홈으로 쇄도했지만, 전진수비하던 좌익수 송찬의의 정확한 송구로 태그아웃. 경기는 아쉽게 2대2 무승부로 끝나고 말았다.
이날도 활약은 이어졌다. 4타수2안타 2득점 맹활약으로 10대5 승리를 이끌었다. 4-4 동점을 만든 4회와 9-4 역전을 만든 5회까지 빅이닝 마다 선두 타자 안치홍의 안타 출루가 있었다. 추격을 시작하는 첫 득점도 안치홍이 올렸고, 5-4 결승득점도 안치홍이 올렸다.
이날 2안타 2득점으로 안치홍은 미뤄둔 통산 900득점(36번?)과 2700루타(32번째)를 동시에 달성했다.
무려 4시간48분 동안 경기에 집중하느라 기록달성을 까맣게 잊고 있던 안치홍은 "솔직히 전혀 생각 안 했고, 생각할 겨를이 없는 상황이라 전광판에 나오는 것도 못봤다"고 했다. 그는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게 기분 좋을 뿐이고, 중요한 경기에서 살아나는 모습 보여드려서 기분 좋다"고 승리에 힘 보탬을 먼저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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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결정적인 상황에서 상대 팀 필승조 공을 공략해 밀고 당겨서 터뜨린 2개의 2루타는 반등의 신호탄이었다.
안치홍은 "그동안 팀에도 미안하고 스스로도 힘들었는데, 앞으로 팀에 더 기여해 더 편해지고 싶다"며 표현하지 못했던 그간의 마음고생을 털어놓았다. 이어 "(1위가 됐는데) 중요한 경기를 이겼다는 데 의미가 있다. 우리 선수들이 압박감, 긴장감 있는 경기에서 좋은 경기력으로 승리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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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채은성도 시즌 초 긴 슬럼프를 극복하고 한화의 해결사로 돌아온 상황. 또 다른 베테랑 안치홍까지 부활하면서 성장중인 젊은 타자들과의 시너지 효과가 극대화 될 전망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