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고의 피칭이었다."
그런데 홍민기가 대반전을 보여줬다. 1회부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초구 153km 낮은 스트라이크. 이날 최고 155km 공을 뿌렸다. 4회까지 무실점 역투. 그 사이 팀은 6-0으로 달아났다. 5회만 버티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5회 시작하자마자 연속 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결국 주자 1명이 들어와 1실점. 그래도 대단했다. 지난해 임시 선발 한 번 경험에 이어, 프로 통산 두 번째 선발 등판인 선수의 경기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더군다나 올해 2군에서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뛰고 있었다.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던진 것이다.
|
김 감독은 홍민기가 피칭을 마치고 내려오자 '아빠 미소'와 '물개 박수'로 맞이했고, 하이파이브까지 먼저 제안했다. 평소 무뚝뚝한 스타일의 김 감독이 박수를 쳐준 것 뿐 아니라, 하이파이브까지 먼저 제안한 건 이례적인 일. 김 감독은 "가끔 한다. 정철원은 자기가 먼저 하러 온다"며 쑥스러워했다.
홍민기와 함께 박재엽도 결승 스리런 홈런에 9회 마지막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는 등 엄청난 활약을 했다. 두 사람 중 어떤 선수 활약에 더 기뻤을까. 김 감독은 "홈런은 예상 못했지만, 그래도 박재엽은 어느정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홍민기는 정말 그렇게 잘 할줄 몰랐다"는 대답으로 힌트를 줬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