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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 미소', '물개 박수', '하이파이브' 3종 세트가 절로..."홍민기, 최고의 피칭, 또 선발이다" [부산 현장]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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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6-19 18:04


'아빠 미소', '물개 박수', '하이파이브' 3종 세트가 절로..."홍…
11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롯데-KT전. 롯데 김태형 감독이 훈련을 지켜보고 있다. 수원=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6.11/

[부산=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최고의 피칭이었다."

칭찬에 인색한 롯데 자이언츠 김태형 감독도 주저 없이,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만큼 깜짝 놀랄만한 활약을 했다는 의미다. 6년차 신인 투수, 홍민기 얘기다.

홍민기는 1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깜짝 선발로 등판했다. 박세웅, 김진욱의 2군행으로 텅 빈 선발 자리. 김 감독은 야심차게 홍민기 카드를 꺼내들었다. 좌완으로 150km 이상 빠른 공을 뿌릴 수 있다는 능력 하나만 봤다. 포수도 고졸 신인 박재엽으로 '세트'를 맞췄다. 김 감독은 "둘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한 번 해보라는 의미였다"며 웃었다.

그런데 홍민기가 대반전을 보여줬다. 1회부터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초구 153km 낮은 스트라이크. 이날 최고 155km 공을 뿌렸다. 4회까지 무실점 역투. 그 사이 팀은 6-0으로 달아났다. 5회만 버티면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출 수 있었다. 하지만 5회 시작하자마자 연속 안타를 맞고 교체됐다. 결국 주자 1명이 들어와 1실점. 그래도 대단했다. 지난해 임시 선발 한 번 경험에 이어, 프로 통산 두 번째 선발 등판인 선수의 경기라고는 믿기지 않았다. 더군다나 올해 2군에서도 선발이 아닌 불펜으로 뛰고 있었다. 그야말로 이를 악물고 던진 것이다.


'아빠 미소', '물개 박수', '하이파이브' 3종 세트가 절로..."홍…
1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 롯데의 경기, 5회초 롯데 홍민기-박재엽 배터리가 교체를 위해 마운드에 오르는 주형광 투수코치와 이야기를 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5.06.18/
19일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김 감독은 홍민기 이름이 나오자마자 "최고의 피칭이었다"며 밝게 웃었다. 김 감독은 "140km 중후반 던지다, 1~2개 150km 넘길 줄 알았는데 엄청난 구속이 나왔다. 최고의 피칭이었다. 당분간 선발로 투입할 것이다. 이렇게 좋은 공을 던지는데 선발로 내보내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물론 선발로서 경기 체력은 끌어올려야 한다. 김 감독은 "5회 마운드에 올라가는데, 이미 허벅지쪽이 올라왔다더라. 5회에는 힘이 든지 구속 차이가 확 났다. 경기 체력은 조금씩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은 홍민기가 피칭을 마치고 내려오자 '아빠 미소'와 '물개 박수'로 맞이했고, 하이파이브까지 먼저 제안했다. 평소 무뚝뚝한 스타일의 김 감독이 박수를 쳐준 것 뿐 아니라, 하이파이브까지 먼저 제안한 건 이례적인 일. 김 감독은 "가끔 한다. 정철원은 자기가 먼저 하러 온다"며 쑥스러워했다.

홍민기와 함께 박재엽도 결승 스리런 홈런에 9회 마지막까지 포수 마스크를 쓰는 등 엄청난 활약을 했다. 두 사람 중 어떤 선수 활약에 더 기뻤을까. 김 감독은 "홈런은 예상 못했지만, 그래도 박재엽은 어느정도 할 줄 알았다. 그런데 홍민기는 정말 그렇게 잘 할줄 몰랐다"는 대답으로 힌트를 줬다.


부산=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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