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 7회초 삼성 박병호가 추격의 솔로홈런을 날린 후 원태인이 전하는 사자깃발을 지나치고 있다. 부산=허상욱 기자
[부산=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전날 만루포를 날리고도 팀의 시그니처가 된 사자깃발을 내려놨던 삼성 박병호가 이날도 홈런을 쳤으나 원태인의 깃발을 외면하며 더그아웃으로 향했다.
전날 만루포와 투런포로 6타점을 쓸어담았던 박병호가 또다시 홈런포를 가동해 무서운 타격감을 과시했다. 20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롯데의 경기에서 박병호는 팀이 0대2로 뒤진 7회초 선두타자로 나서 롯데 선발 감보아의 3구째 151㎞ 직구를 시원하게 걷어올렸다.
잘 맞은 타구는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 솔로홈런이 됐다. 박병호의 시즌 13호포. 2경기 3홈런 7타점이라는 폭발적인 기록을 완성한 베테랑 거포의 값진 한방이었다.
6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감보아를 흔든 박병호의 한방
팬들의 뜨거운 환호 속에도 묵묵히 홈으로 향하는 박병호
6회까지 8개의 탈삼진을 뽑아내며 무실점 호투를 펼치던 상대 선발 감보아의 완벽한 피칭을 깨뜨린 박병호의 결정적 한방이었다. 하지만 홈런을 날린 박병호는 기뻐하는 내색 없이 차분한 모습으로 베이스를 돌며 담담하게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박병호의 앞에 나타난 사자깃발을 든 원태인
더그아웃으로 돌아온 박병호의 앞에 원태인이 사자 깃발을 들고 나타났다. 어느새 시그니처가 된 삼성의 홈런 세리머니가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사자 깃발을 지나치는 박병호
하지만 박병호는 원태인의 사자깃발을 외면한 채 더그아웃 안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전날 두 개의 홈런을 터뜨리고도 그간의 부진한 성적에 대한 미안함 때문인지 사자 깃발을 내려놨던 모습과 똑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