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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자 신경 안쓴다" 정우영 없는 LG불펜에 등장한 '미친 존재감'… 단숨에 8회 셋업맨 등극

2일 잠실구장에서 인터뷰 하는 우강훈.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2일 잠실구장에서 인터뷰 하는 우강훈.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잠실=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이쯤되면 찐이다. LG 트윈스 불펜에 '미친 존재감'의 샛별이 등장했다.

주인공은 사이드암 투수 우강훈(24). 리그 최강 KIA 타이거즈의 중심 타선을 상대로 압도적인 구위를 뽐내며 염경엽 감독의 기대를 확신으로 바꿨다.

우강훈은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서 팀이 2-1로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1점 차의 타이트한 상황의 셋업맨 임무 부여. 상대는 카스트로-김도영-나성범으로 이어지는 KIA의 핵심 타선이었다.

우강훈은 거침이 없었다. 특히 나성범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 날카롭게 가라앉는 커브로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8구째 포수 박동원의 사인에 고개를 세번 흔들었다. 스스로 원하는 구종은 커브였다. "바깥쪽 직구, 포크볼, 몸쪽 직구 세번을 내셨는데, 커브만 안 던진 구종이라 던지고 싶었다"는 설명. 두둑한 배짱을 엿보게 하는 장면이었다.

전날보다 더 타이트한 상황에 마운드에 오른 그는 "떨리기보다는 1점 차 상황이라 최대한 빨리 끝내야겠다는 생각 뿐이었다"며 "타자는 원래 아예 의식을 안 한다"며 배짱 두둑한 소감을 밝혔다.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LG 우강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1/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LG 우강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1/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초 2사 LG 우강훈이 KIA 김도영을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4.02/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8회초 2사 LG 우강훈이 KIA 김도영을 외야 플라이로 처리하며 기뻐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4.02/

염경엽 감독은 우강훈을 향해 전폭적인 신뢰를 보냈다.

경기 전 인터뷰에서 염 감독은 "강훈이는 팔스윙을 짧게 수정하고 동작을 단순하게 만들면서 제구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며 "내 머릿속 승리조 순위에서 이미 3번 안에 들어와 있다"고 공언했다.

특히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좌타자 상대에 강점이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염 감독은 "강훈이는 힘이 좋고 볼의 테일링(휘어 나가는 궤적)이 워낙 뛰어나다. 포크볼과 커브도 갖췄기에 좌우 타자 가리지 않고 전천후 승리조로 기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우강훈 본인도 "원래 좌타자 상대가 더 자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우강훈의 만개 뒤에는 오랜 시간 피나는 노력이 있었다.

2년 전부터 어깨 통증의 원인이었던 큰 팔스윙을 줄이기 위해 선배들의 투구 폼을 연구했다.

오키나와 캠프를 거치며 직구와 커브의 팔스윙 궤적을 일치시키는 데 집중했고, 이것이 평균 구속 상승과 제구 안정으로 이어졌다.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LG 우강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4.02/
2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IA와 LG의 경기. LG 우강훈이 역투하고 있다. 잠실=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6.04.02/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LG 우강훈이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1/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 KIA의 경기. LG 우강훈이 숨을 고르고 있다. 잠실=박재만 기자 pjm@sportschosun.com/2026.04.01/

우강훈은 "커브 팔스윙을 직구처럼 빠르게 가져가다 보니 직구 구위도 저절로 좋아졌다"며 "동작이 심플해지면서 어깨 부담도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셋업맨 등극식이었던 이날의 호투는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깊었다. 마침 경기 당일이 할아버지의 생신이었기 때문. 우강훈은 "할아버지가 매일 제 야구를 챙겨보시고, 제가 안 나올 때는 다른 경기까지 찾아보실 정도로 열혈 팬이시다"라며 "생신날 좋은 경기를 보여드린 것 같아 기쁘다"며 웃었다.

정우영이 빠져 있는 LG 불펜에서 우강훈은 이제 '유망주' 꼬리표를 떼고 '필승 셋업맨'으로 우뚝 섰다. 괴물 같은 구위와 강심장을 장착한 신성의 등장.

강력한 불펜진 구축이 2연패의 마지막 퍼즐이었던 LG가 빠르게 황금 열쇠를 찾아낸 느낌이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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