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한화 이글스가 외국인 에이스에 이어 토종 에이스까지 부상으로 이탈하는 사상 초유의 '초대형 악재'를 맞았다.
하지만 벼랑 끝에 몰린 선수단은 똘똘 뭉쳐 대승을 거두며 가을 야구를 향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5월의 한화 선발 마운드. 잔인할 정도다. 하루 걸러 외인, 토종 에이스가 이탈했다. 1일 등판 후 발견된 팔꿈치 염증으로 2일 말소된 윌켈 에르난데스에 이어, 2일 대구 삼성전에 등판한 문동주마저 1회 투구 중 어깨 통증을 호소하며 자진 강판했다. 문동주는 1회말 2사 2루 상황에서 최형우를 뜬공으로 유도한 직후 몸의 이상을 느끼고 벤치에 직접 사인을 보냈다. 연습 투구까지 하며 강행 의지를 보였으나 결국 ⅔이닝 15구 만에 마운드를 내려갔다. 한화 구단은 "어깨 불편감으로 교체됐으며, 상태를 지켜본 뒤 검진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휴가 끼는 바람에 문동주의 정확한 어깨 상태는 월요일인 4일이나 돼야 확인할 수 있을 전망.
연이은 선발진 악재에도 한화 김경문 감독은 선수들에게 명확한 목표를 제시하며 위기 정면돌파를 시사했다. 2일 현재 4위 삼성과의 격차는 2.5게임 차. 사정권이다.
김 감독은 이번 고비를 잘 버텨가며 반등의 때를 기다리겠다는 각오다.
김 감독은 "선수가 좋은 흐름을 타고 있다가 갑작스럽게 악재가 닥쳤지만, 딛고 일어나야 한다"며 "지금까지는 2연승이 전부인데, 투타 호흡을 맞춰 3연승 한번 가면 분위기는 달라질 수 있다. 그때까지 참고 기다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문 감독은 특히 "팬들이 끝까지 응원해주고 계신 만큼, 팬들에게 가을 잔치는 꼭 보여드려야 한다"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냈다.
에이스 이탈이라는 충격적인 상황 속에서 한화 타선은 더욱 무섭게 폭발했다. 2일 경기에서 한화는 홈런 3방 포함, 장단 15안타를 몰아치며 삼성을 13대3으로 완파했다.
문동주 1회 강판이란 최악의 상황을 딛고 최근 3연패와 삼성전 5연패를 동시에 끊어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의미 있는 승리였다.
김경문 감독은 경기 후 "선발이 일찍 내려가 어려운 경기가 될 수 있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좋은 집중력을 보여준 덕분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벼랑 끝에서 4위 추격의 불씨를 살린 한화 이글스. 에이스들의 빈자리를 채워야 하는 과제가 남았지만, '단합된 힘'으로 위기를 돌파한 이날 승리는 가을 야구로 향하는 중요한 변곡점이 될 전망이다. 과연 시즌 초반에 닥친 한화의 위기가 전화위복이 될 수 있을까. 한화 선수단을 똘똘 뭉치게 하고 있는 원심력으로 작동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