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LA 다저스 구단이 바짝 신경쓰고 있는 특별 프로젝트명은 '건강한 오타니(healthy Ohtani)'다.
투타 겸업을 시즌 초부터 가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2023년 9월과 2024년 11월, 각각 팔꿈치와 어깨 수술을 받은 오타니는 타자로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투수로는 오랜 재활을 거쳐야 했다. 2023년 8월 24일을 마지막으로 마운드를 떠났다가 작년 6월 17일 복귀했다.
피칭에 필요한 부위에 칼을 두 번이나 댔지만, 그는 마이너리그 재활 등판을 거치지 않았다. '타자' 오타니는 빅리그에서 계속 일을 해야 했기 때문에 마이너리그로 이동해 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었다.
덕분에 투수와 타자 오타니는 2023년 이후 3년 만에 풀시즌 '완전체'로 돌아왔다.
하지만 투타 간 밸런스가 크게 벌어지고 있다. 투수로는 에이스인데, 타자로는 리그 평균 정도의 타격에 머물고 있다. 부상도 없다. 그런데 다저스 이적 후 가장 부진한 타격을 보인다. 결국 체력적인 문제가 등장할 수밖에 없다.
올해 32세인 오타니는 배트스피드(74.7마일), 타구속도(92.9마일), 배럴 비율(16.8%), 하드히트 비율(46.3%) 등 힘과 스피드를 나타내는 스탯캐스트 지표가 투타 겸업을 본격 시작한 2021년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특히 배트스피드는 2023년부터 77.4마일, 2024년 76.3마일, 2025년 75.8마일로 매년 감소 추세다. 3년 전과 비교하면 무려 2.7마일이 느려졌다.
배트스피드는 타구의 비거리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올해 오타니의 홈런이 급감한 이유 중 하나다. 아무리 공을 잘 고르고 정확한 타격을 한다고 해도 배트스피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다만 몇 마일이 아쉬운 비거리가 부족할 수 있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의 타격 부진에 대해 "피로가 쌓이고 투타 겸업에 대한 부담 때문일 수 있다. 선발등판하는 날에는 전날 타석에 섰기 때문에 몸에 부담이 가는 건 사실이다. 피칭이 이틀 정도는 타격에 영향을 준다"고 설명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이 바로 휴식이다. '일의 양(Workload)'을 조절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시즌 7차례 선발등판 경기에서 4차례 라인업에서 빠졌다. 더구나 지난 14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 등판한 뒤 다음 날에도 타석에 서지 않았다. 올시즌 처음으로 투수와 타자 아무 것도 하지 않고 결장한 것이다.
다저스가 오타니에 바라는 것은 10월 늦게까지 건강하게 투타 모두 온전히 가동하는 것이다. 로버츠 감독은 "오타니는 스스로 항상 더 많은 것을 하고 싶어한다. 동료들에 대한 책임감이라는 걸 갖고 있어서 투타 모두를 잘 하길 원한다. 그 때문에 감독으로서 난 예방적으로 그를 다뤄야 하고 그의 일을 줄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MLB.com은 이에 대해 '다저스는 오타니가 일단 자신의 스윙을 되찾으면 투타 겸업 양을 정상적으로 조절하기 쉬워질 것으로 확신한다'며 '라인업에 그의 방망이가 없는 걸 아쉬워할 수 있겠지만, 이번 리셋(이틀 휴식)은 오타니가 정말 필요로 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2022년의 '재판(再版)'이다. 오타니는 그해 에인절스에서 역사적인 대기록을 세웠다. 한 시즌 규정이닝과 규정타석을 동시에 채우며 진정한 투타 겸업의 상징적 업적을 남겼다.
투수로는 28경기에서 166이닝을 던져 15승9패, 평균자책점 2.33, 219탈삼진, 타자로는 157경기에서 666타석에 들어가 타율 0.273, 34홈런, 95타점, OPS 0.875를 각각 마크했다. 2021년부터 따지면 투수로는 '커리어 하이(high)', 타자로는 '커리어 로(low)'였다. 올해도 전반기 상황이 4년 전과 비슷하다.
타자로 39경기를 치른 시점을 비교해 보자.
2026년: 슬래시라인 0.240/0.370/0.427, OPS 0.796, 7홈런, 17타점, 27득점, 28볼넷, 44삼진
2022년: 슬래시라인 0.253/0.310/0.456, OPS 0.766, 8홈런, 27타점, 27득점, 13볼넷, 40삼진
투수로 등판한 7경기 기록은 각각 이렇다.
2026년: 44이닝, 평균자책점 0.82, 11볼넷, 50탈삼진, 2피홈런, WHIP 0.82
2022년: 38⅓이닝, 평균자책점 2.82, 9볼넷, 53탈삼진, 3피홈런, WHIP 1.02
2022년에는 AL 사이영상 투표에서 4위였다. 올해는 NL에서 강력한 사이영상 후보다. 오타니는 지금처럼 5~6일 휴식 후 등판해 6~7이닝을 꾸준히 던지면 규정이닝을 채울 수 있다. 후반기에 등판 각격을 조절할 수 있겠지만, 0점대 혹은 1점대 평균자책점을 달성해 이 부문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한다면, 규정이닝에 살짝 부족하다고 해도 사이영상을 탈 수 있다. 그러면 결국 MVP도 가능해진다는 얘기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