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경쟁자 콜업과 동시에 밀려난 선발, 교체 출전 기회에서 가치를 증명했다.
김혜성(LA 다저스)이 데이브 로버츠 감독 앞에서 무력 시위를 했다. 김혜성은 28일(한국시각) 홈구장 다저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콜로라도 로키스전에서 3회초 테오스카 에르난데스의 대수비로 투입돼 첫 타석에서 안타 및 득점을 올렸다.
이날 로버츠 감독은 복사근을 다친 키케 에르난데스를 부상자 명단(IL)에 올리고 내야수 알렉스 프리랜드를 콜업하면서 그를 이날 2루수로 선발 출전시켰다. 앞서 2루를 맡던 김혜성은 벤치에서 출발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다저스가 2-0으로 앞선 2회말 선두 타자로 나선 좌익수 테오스카 에르난데스가 유격수 땅볼을 치고 1루에서 아웃되는 과정에서 베이스를 밟은 뒤 왼쪽 허벅지 뒷부분(햄스트링)을 어루 만졌다. 벤치로 돌아온 에르난데스는 표정을 찡그리며 다시 햄스트링을 부여 잡았고, 부상을 직감한 듯 아쉬움을 표현했다. 로버츠 감독은 이어진 3회초 수비에서 김혜성을 대수비로 투입했다. 기존 2루 대신 에르난데스가 비운 좌익수 자리를 맡겼다.
3회까지 노히트 피칭을 펼치던 다저스 선발 오타니 쇼헤이가 4회초 볼넷-사구로 주자를 쌓은 뒤 이어진 진루타로 실점하면서 2-1이 된 상황. 김혜성은 4회말 2사 주자 없는 가운데 콜로라도 선발 스가노 도모유키와의 1B1S 승부에서 가운데로 몰린 92.5마일 싱커를 걷어 올려 깨끗한 중전 안타를 만들었다. 이어진 타석에서 윌 스미스가 좌익수 왼쪽 2루타를 치면서 3루를 밟은 김혜성은 알렉스 콜의 좌전 적시타 때 홈까지 밟으면서 팀이 다시 2점차 리드를 되찾는 득점을 만들었다.
6회말 공격에서 땅볼로 물러난 김혜성은 7회초 오타니를 대신해 윌 클레인이 마운드를 이어 받은 가운데 또 한 번 호수비를 펼쳤다. 콜로라도의 윌리 카스트로가 친 좌익수 방면으로 친 타구가 휘어 관중석으로 향한 가운데, 김혜성은 공을 끝까지 쫓아가 펜스에서 잡아냈다. 다저스 팬들의 환호가 이어진 가운데, 클레인도 김혜성에게 고마움을 표하며 호수비를 칭찬했다. 8회초에도 2사후 테너 스콧이 팀 노히트가 깨지는 우전 안타를 허용한 뒤 T.J. 럼필드에게 좌선상 뜬공을 유도한 상황에서 김혜성은 공을 끝까지 쫓아 잡아내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8회말 타격 기회가 돌아오지 않으면서 김혜성은 이날 경기를 2타수 1안타 1득점으로 마무리 했다. 시즌 타율은 0.254에서 0.259(116타수 30안타)가 됐다.
다저스는 이날 콜로라도를 4대1로 꺾었다. 1번 타자-투수로 나선 오타니가 1회말 선두 타자 홈런을 비롯해 6이닝 무안타 3볼넷 1사구 7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펼쳤고, 프레디 프리먼도 1회말 솔로포로 힘을 보탰다. 8회말에는 앤디 파헤스가 좌월 쐐기포를 터뜨렸다.
최근 김혜성을 둘러싼 시선은 호의적이지 않았다. 지난달까지만 해도 3할에 근접한 타격을 펼쳤지만, 이달 들어 좀처럼 반등하지 못했기 때문. 미국 현지 매체드은 주전 2루수 토미 에드먼이 내달 복귀하면 김혜성이 마이너리그로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김혜성은 유격수와 2루수 뿐만 아니라 외야에서도 안정적인 활약을 펼치면서 '만능 유틸리티'로 자리 잡아가는 모양새다. "필드에서 편하게 플레이하며 팀에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보여주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던 로버츠 감독이 과연 콜로라도전에서 김혜성의 활약을 어떻게 지켜봤을지 관심이 쏠린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