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11년 만에 외부 FA 영입. 두산 베어스의 투자가 또 한 번 '대성공'으로 돌아가고 있다.
두산은 올 시즌을 앞두고 박찬호와 4년 총액 80억원에 FA 계약을 했다.
2014년 신인드래프트 2차 5라운드(전체 50순위)로 KIA에 입단한 박찬호는 안정적인 수비력은 물론 2할 후반에서 3할을 칠 수 있는 능력, 두 차례 도루왕(2019, 2022)에 오를 정도로 빠른 발을 자랑하는 유격수다.
두산은 김재호의 은퇴 이후 유격수 자리가 고민이었다. 안재석 이유찬 등 '젊은 피'의 성장을 기대했지만, 확실하게 주전으로 치고 나오지 못했다. 결국 외부 영입으로 시선을 돌렸고, 2015년 투수 장원준에 이어 11년 만에 외부 FA 영입을 했다.
장원준은 '효자 FA'로 남았다. 이적 첫 해 12승(12패)을 거두며 선발 로테이션을 확실하게 지켰고, 두산은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2016년 15승(6패)으로 통합 우승을 이끌었고, 2017년에도 14승(9패)으로 활약했다. 2017년에도 두산은 정규시즌을 2위로 마친 뒤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박찬호는 56경기에서 타율 2할6푼7리 3홈런 OPS(장타율+출루율) 0.734를 기록하고 있다. 4월까지 3할대를 기록했던 타격이 다소 주춤하기는 하지만, 수비에서 200% 자신의 몫을 해주고 있다.
지난 2일 잠실 한화전에서는 명장면을 만들었다. 7회초 선두타자로 나온 강백호의 짧은 타구를 앞으로 달려와 몸을 날리는 송구로 아웃시켰다.
'취임 선물'의 활약. 김원형 두산 감독은 흡족한 미소를 짓고 있다. 김 감독은 "어려운 타구가 왔을 때 호수비를 하면 투수는 엄청나게 큰 힘을 얻는다. 올해 박찬호는 내가 봐도 깜짝 놀랄 정도의 수비력을 보여준다. 화요일 등판이라 일요일도 준비해야하는데 7회 올라가 투구수가 부담스러울 수 있었다. 선두타자가 강백호라 한 타자만 상대하자는 마음에서 선발 벤자민이 그대로 올라왔는데 그런 호수비가 나오더라. 덕분에 벤자민도 가벼운 마음으로 내려올 수 있었다"고 칭찬했다.
3일에는 2-3으로 지고 있던 연장 11회말 2사 주자 3루에서 우익선상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타구를 만들어내 패배를 지우기도 했다. 두산은 이날 선발투수로 '대체 선발' 박신지를 냈고, 한화는 에이스급 투수 왕옌청을 냈던 경기. 비록 승리는 못 잡았지만, 무승부 역시 두산에는 귀했다.
계약 기간은 4년에 아직 1년의 절반도 지나지 않았다. 남은 기간의 활약 여부도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박찬호가 보여준 모습은 두산이 왜 지갑을 열었는 지를 제대로 보여주기에 충분했다.
잠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