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어제 경기가 계속 생각이 나서…."
한화 이글스 68번 박준영(24)은 지난 3일 생일을 보냈다. 프로 선수로 맞이한 첫 생일이었다.
프로에 오기까지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던 그였다. 충암고-청운대를 졸업한 그는 신인드래프트에서 지명되지 못하면서 프로의 꿈이 좌절되는 듯 했다. 그러나 야구 예능 '불꽃야구'에 출연해 야구의 꿈을 이어갔고, 결국 2026년 육성선수로 한화에 지명됐다.
어렵게 이룬 프로의 꿈. 박준영은 퓨처스리그 7경기에서 28이닝을 던져 4승무패 평균자책점 1.29를 기록하며 1군 콜업의 날을 기다렸다. 지난달 10일 마침내 1군의 부름을 받은 그는 선발로 나와 5이닝 3안타 3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역대 KBO리그를 통틀어 육성선수가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거둔 건 박준영이 처음이다. 한국야구의 '육성선수 신화'를 제대로 남기게 됐다. 이후 두 차례 구원 등판해 홀드 기록도 품게 된 박준영은 27일 NC전에서 5⅔이닝 3실점으로 제 몫을 했다.
선발투수로 확실하게 자리를 잡아가는 듯 했지만, 2일 두산전에서 3이닝 4안타(2홈런) 1볼넷 3실점으로 흔들렸다.
아마추어에서 많은 경험을 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신인. 충분히 나올 수 있는 장면이었다. 오히려 1,2회를 무실점으로 막고 3회 공격적으로 승부를 보다가 홈런이 나왔던 만큼, 마냥 부정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김경문 한화 감독도 3일 그라운드에서 훈련을 마치고 돌아온 박준영을 불러세워 "고생했다. 애썼다"라는 위로의 말을 전해주기도 했다.
프로에서 동료와 맞이한 생일이라 기쁠 법도 했지만, 전날 마운드에서의 아쉬움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박준영은 "생일이라는 생각을 못했다. 경기가 너무 아쉬워서 생각이 계속 났다"라며 "잊고 있었는데 아침에 부모님께서 생일이라고 연락이 와서 알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박준영은 홈런 상황에 대해 "실투가 홈런이 됐다. 경기를 하면서도 '홈런 맞자'는 생각으로 스트라이크존을 공략해왔다. 그런데 진짜 잠실인데도 홈런이 계속 나오다보니 이제는 '안타 맞자'고 생각을 바꾸려고 한다"라며 "처음 상대해본 타자였는데 앞으로 하나하나 데이터를 쌓아가면서 어떻게 승부를 할지 공부를 해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래도 프로에서 맞이한 생일은 남달랐다. 박준영은 "많이 축하를 받았다. 또 (김)종수 선배님도 생일이셔서 서로 축하한다고 했다"고 웃었다.
박준영은 "다음 경기에서는 홈런보다 안타를 맞는다는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더 좋은 결과로 팬들께 보답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