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KT 위즈 고영표는 리그를 대표하는 '제구력 마술사' 중 한명이다.
그런 고영표가 작정하고 ABS(자동볼판정시스템)의 '하이 존'을 공략하니 여기저기서 곡소리가 났다.
10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만난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ABS가 싫다는게 아니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앞서 그는 "타자가 칠 수 있는 공을 놓쳐야 스트라이크 아니냐"며 한숨을 쉬기도 했다. KT 힐리어드(1m96) 삼성 구자욱(1m91) 르윈 디아즈(1m88) 같은 장신 선수들은 이해하기 힘든 스트라이크가 많다는 설명이다.
전날 구자욱은 상하 길게 파고드는 고영표의 제구에 고전했다. 포수가 일어서서 받는 하이존 공략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구자욱은 불만이 쌓이다못해 그답지 않게 배트를 내동댕이치며 감정을 표출하기도 했다.
이강철 감독은 "커브는 약간 뜨면서 빠져나가니까 끝에 살짝 걸치고, 투심은 뚝 떨어지면서 존에 통과가 되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김지찬이나 김성윤처럼 작은 선수들을 상대할 땐 오히려 투수가 한숨을 쉬기도 한다.
이야기가 이어지는 사이 슬그머니 삼성 강민호가 인사를 하러 끼어들었다, 그는 이강철 감독과 취재진을 향해 "우리 아들이 '아빠, 포수가 서서 받는데 왜 스트라이크야?'라고 하더라"며 좌중을 웃겼다.
이강철 감독은 "어떨 때는 높은데도 존이 한칸 남기도 한다. 쳐야되나 말아야되나, 타자들이 고민이 많을 수밖에 없다. 어젠 우리 쪽이 좀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결국 고영표처럼 그 존을 이용할 수 있는 제구력이 좋은 투수가 등판했을 때가 관건이다. 박진만 삼성 감독의 생각도 마찬가지다. 그는 어제는 "구자욱 뿐만 아니라 디아즈 최형우 강민호 모두가 답답해했다. 어떻게 그리 존 모퉁이에만 딱딱 꽂히는게 신기하더라"며 한숨을 쉬었다.
"결국 거기에 던지는 제구를 갖고 있는 투수가 대단한 거다. 고영표 제구가 정말 좋았다. 타자는 10번 나가서 3번은 쳐야 잘 치는 타자 아닌가. 그런데 투수가 공 한두개 안쪽도 아니고, 그것도 다양한 구종을, 존끝에 물리게끔 계속 던지면 타자는 이길 수가 없다. 그런가 하면 비슷한 공인데 (김)현수는 치더라. 홈구장이니까 존을 더 정확하게 파악한 것 아니겠나. 내 생각에는 투수의 컨트롤을 칭찬하는게 맞는 것 같다."
수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