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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정했던 추일승 감독, 모비스 장벽을 깼다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8-12-30 18:52


사진제공=KBL

"한 번 부딪쳐 보겠다."

결전을 앞둔 추일승 오리온 감독의 목소리는 결연했다.

오리온은 30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현대모비스와의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홈경기를 치렀다.

경기 전 추 감독은 이를 악물었다. 이유가 있다. 오리온은 올 시즌 모비스를 상대로 한 번도 승리하지 못했다. 3연패 중. 추 감독은 "홈에서 한 번 부딪쳐 보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쉽지 않은 상대임은 분명했다. 추 감독이 가장 걱정하는 부분은 높이였다. 모비스는 이종현 함지훈 라건아 등 장신 선수를 여럿 보유하고 있다. 추 감독은 "상대와의 제공권 싸움에서만 밀리지 않는다면 해볼만하다. 골밑에서 버텨주면 외곽에서 해결해줄 선수들이 있다"고 말했다.

추 감독의 예언대로 모비스는 경기 초반부터 장신 라인업을 가동했다. 함지훈과 이종현 트윈타워가 골밑을 지켰다. 하지만 변수가 발생했다. 1쿼터 종료 3분24초를 남겨 놓고 모비스의 센터 이종현의 부상으로 이탈한 것. 이종현은 리바운드 과정에서 함지훈의 발을 밟고 넘어져 왼무릎 통증을 호소했다. 이종현은 그대로 들것에 실려 나갔다.

오리온은 상대의 틈을 파고들었다. 비교적 이른 시간부터 '압박 수비'를 꺼내들었다. 모비스의 라건아가 볼을 잡으면 순간적으로 2~3명이 달려들어 압박했다. 당황한 모비스는 1쿼터에만 범실 4개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상대 범실로 잡은 기회를 속공으로 연결해 점수 차이를 벌렸다.

문제는 2쿼터였다. 오리온은 모비스의 장신 골밑을 파고들지 못했다. 오히려 무리한 플레이로 상대에 자유투를 내주며 추격을 허용했다. 오리온은 44-40으로 근소한 우위를 점했다.


후반 들어 오리온이 압박의 강도를 높였다. 상대가 공을 잡으면 더블팀으로 밀어 붙였다. 오리온은 모비스의 실책을 틈타 박재현의 연속 3점슛으로 점수를 쌓았다. 오리온은 경기 종료 3분여를 남겨놓고 76-60으로 멀찍이 달아났다. 하지만 마지막까지 최진수 허일영 등 주전 대부분을 그대로 투입하며 집중력을 놓지 않았다. 오리온은 높이의 모비스를 80대70으로 제압하고 2018년 유종의 미를 거뒀다. 2연승을 달린 오리온(12승17패)은 후반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고양=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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