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부임 3년만에 우승, KB스타즈 안덕수 감독 "지수에게 큰절해야겠다"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19-03-03 20:12


◇청주 KB스타즈 안덕수 감독이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정규리그 우승을 확정지은 후 우승 기념 티셔츠를 입고 두 팔을 번쩍 들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박)지수에게 큰 절이라도 해야 하겠어요."

3년 전 청주 KB스타즈는 '모험'을 했다. 무명에 가까웠던 안덕수 당시 일본 프로리그 샹송화장품 V매직 코치를 감독으로 전격 선임했기 때문이다. 안 감독은 삼성 썬더스에서 선수 생활(1997~2000)을 잠깐 했지만, 스타 플레이어가 아니었다. 이후 코트를 잠시 떠나 한국대학연맹 사무총장(2000~2007)을 거친 뒤 일본으로 건너가 샹송에서 코치 생활을 했기 때문에 국내 농구 팬들에게는 생소한 인물이었다.

하지만 안 감독은 특유의 열정적인 리더십으로 부임 3년 만에 KB스타즈를 리그 정상으로 이끌었다. 안 감독이 이끄는 KB스타즈는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2018~2019 우리은행 여자프로농구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71대65로 승리하며 2006 여름리그 이후 13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거머쥐었다.

경기 후 만난 안 감독은 다소 덤덤한 표정이었다. 얼굴은 상기돼 있었지만, 말은 차분했다. 안 감독은 "(지도자로서) 첫 우승이지만, 솔직히 감이 잘 안온다"며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안 감독과의 일문일답.


◇3일 청주체육관에서 열린 KEB하나은행과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13년 만에 정규리그 우승을 거둔 청주 KB스타즈 선수단이 우승컵을 가운데 두고 단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WKBL
-3년 만에 우승을 거뒀는데, 소감은.

▶오늘 경기는 내용도 중요하지만, 일단 많은 팬들도 오셨고, 회사에서도 많은 분들이 오셔서 솔직히 결과만 생각했다. 우승이라는 좋은 상황을 만들어준 선수와 구단 관계자, 팬 등 모든 분들께 감사 드린다.

-4쿼터 들어 상대가 강하게 추격해왔는데.

▶솔직히 질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계속 쫓기다가 아슬아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했었다. 마지막에 주전 선수들도 지친 모습을 보였는데, 좋은 마무리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일부러 교체도 안 했다. 잘 버텨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지도자로서는 첫 우승인데.

▶개인적으로 일단 주위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지도자로서 프로무대에서 우승한다는 게 나 혼자 힘이 아니라 좋은 분들이 주위에서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감사 드리고, 그런 분들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부임 3년 만에 우승했는데.

▶사실 내가 경험도 많이 없는데 취임 했을 때는 그만한 각오를 했다. 그런데 1년 하다가 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도 걱정도 있었다. 많이 모자랐던 부분을 선수들과 함께 싸우며 올라올 수 있었다. 부임 초기에 팀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선수와 함께하면 언젠가 좋은 팀이 되리라는 믿음이 들었다. 그런 믿음이 나를 붙잡아 줬다.

-감독도 그렇고, 선수들도 우승 순간 너무 담담한 것 같다.

▶아마도 '꿈인가 생시인가'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웃음) 이 순간이 한번 지나고 나서 또 같은 경험을 하면 울기도 할 것이다. 경험이 다들 없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다. 앞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해 더 열심히 준비해서 노력하겠다.

-남은 정규시즌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이전까지 계획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남은 2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강아정은 치료 필요해서 당분간 휴식을 줄 생각이다. 기존에 뛰고 있는 선수들 잘 해와서 어떤 형태로든 정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코치들과도 상의해서 휴식을 취한 다음에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하겠다. 우리은행이나 삼성생명이 모두 좋은 팀이라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할 지 생각해보겠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 중에서 어떤 팀이 올라오길 바라나.

▶사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은행이나 삼성생명, 오늘 상대한 KEB하나은행 등 좋은 팀과 경기를 통해 배우면서 왔다. 상대팀에 먼저 감사 드린다. 솔직히 두 팀 모두 좋은 팀이라서 어느 팀이든 플레이오프에서 힘들게 올라왔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조금 더 행운이 오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삼성생명은 특유의 조직적인 공격과 수비가 장점이다. 또 우리은행은 챔프전 6연패의 엄청난 성과를 낸 대단한 팀이다. 그래서 챔프전에 올라오면 엄청 무서운 팀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팀이든 힘들게 올라오길 바란다.

-챔프전까지 우승할 경우 공약을 밝힌다면.

▶선수들에게 일단 많은 휴식을 주겠다. 또 늘 경기장을 찾아오는 팬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수와 팬들이 함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겠다

-우승에 박지수의 공이 컸다.

▶앞서 인복이 많다고 했는데, 그 많은 인복 중에서 (박)지수가 내게는 가장 큰 복이었다. 지수에게 큰 절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청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