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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수에게 큰 절이라도 해야 하겠어요."
경기 후 만난 안 감독은 다소 덤덤한 표정이었다. 얼굴은 상기돼 있었지만, 말은 차분했다. 안 감독은 "(지도자로서) 첫 우승이지만, 솔직히 감이 잘 안온다"며 말문을 열었다. 다음은 안 감독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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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쿼터 들어 상대가 강하게 추격해왔는데.
▶솔직히 질 것이라는 생각은 안 했다. 계속 쫓기다가 아슬아슬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는 예상했었다. 마지막에 주전 선수들도 지친 모습을 보였는데, 좋은 마무리를 보여드리고 싶어서 일부러 교체도 안 했다. 잘 버텨준 선수들에게 감사하다.
-지도자로서는 첫 우승인데.
▶개인적으로 일단 주위 분들께 감사 드린다고 말하고 싶다. 지도자로서 프로무대에서 우승한다는 게 나 혼자 힘이 아니라 좋은 분들이 주위에서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감사 드리고, 그런 분들께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할 것 같다.
-부임 3년 만에 우승했는데.
▶사실 내가 경험도 많이 없는데 취임 했을 때는 그만한 각오를 했다. 그런데 1년 하다가 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도 걱정도 있었다. 많이 모자랐던 부분을 선수들과 함께 싸우며 올라올 수 있었다. 부임 초기에 팀에 미래가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선수와 함께하면 언젠가 좋은 팀이 되리라는 믿음이 들었다. 그런 믿음이 나를 붙잡아 줬다.
-감독도 그렇고, 선수들도 우승 순간 너무 담담한 것 같다.
▶아마도 '꿈인가 생시인가' 그래서 그런 게 아닐까.(웃음) 이 순간이 한번 지나고 나서 또 같은 경험을 하면 울기도 할 것이다. 경험이 다들 없어서 어찌할 바를 모르는 것 같다. 앞으로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향해 더 열심히 준비해서 노력하겠다.
-남은 정규시즌과 함께 챔피언결정전 이전까지 계획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남은 2경기에서도 최선을 다할 것이다. 다만, 강아정은 치료 필요해서 당분간 휴식을 줄 생각이다. 기존에 뛰고 있는 선수들 잘 해와서 어떤 형태로든 정리를 잘 해야 할 것 같다. 코치들과도 상의해서 휴식을 취한 다음에 챔피언결정전을 대비하겠다. 우리은행이나 삼성생명이 모두 좋은 팀이라 우리가 어떤 준비를 해야 할 지 생각해보겠다.
-우리은행과 삼성생명 중에서 어떤 팀이 올라오길 바라나.
▶사실 우리가 여기까지 오는 동안 우리은행이나 삼성생명, 오늘 상대한 KEB하나은행 등 좋은 팀과 경기를 통해 배우면서 왔다. 상대팀에 먼저 감사 드린다. 솔직히 두 팀 모두 좋은 팀이라서 어느 팀이든 플레이오프에서 힘들게 올라왔으면 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조금 더 행운이 오기를 바라는 심정이다. 삼성생명은 특유의 조직적인 공격과 수비가 장점이다. 또 우리은행은 챔프전 6연패의 엄청난 성과를 낸 대단한 팀이다. 그래서 챔프전에 올라오면 엄청 무서운 팀 될 수 있다. 그래서 어느 팀이든 힘들게 올라오길 바란다.
-챔프전까지 우승할 경우 공약을 밝힌다면.
▶선수들에게 일단 많은 휴식을 주겠다. 또 늘 경기장을 찾아오는 팬들이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선수와 팬들이 함께할 수 있는 무언가를 찾아보겠다
-우승에 박지수의 공이 컸다.
▶앞서 인복이 많다고 했는데, 그 많은 인복 중에서 (박)지수가 내게는 가장 큰 복이었다. 지수에게 큰 절이라도 해야 할 것 같다.
청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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