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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이 2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에 딱 한발짝만 남기게 됐다.
승리에 대한 집중력은 당연히 우리은행이 높았지만, 결코 쉬운 경기는 아니었다. 신한은행은 앞서 4연승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었는데다, 내친 김에 2위까지 노려볼 수도 있는 최근 가장 상승세의 팀이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2위 어드밴티지가 크지 않은데다, 식스맨이었지만 최근 승부처에서 클러치슛을 자주 성공시키며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던 해외동포 선수 김애나가 전날 훈련에서 무릎 부상을 당해 향후 출전 여부에 의문표가 나오면서 정상일 신한은행 감독은 남은 경기에서 무리수를 두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날 경기를 앞두고 후반전부터는 그동안 기회를 자주 얻지 못했던 벤치 멤버들을 고루 기용하겠다는 전략을 아예 노출하기도 했다.
역시 신한은행 베스트 멤버가 모두 기용된 전반전은 접전 그 자체였다. 우리은행은 1쿼터 시작 후 김진희의 2점포와 3점포가 연달아 터진데다 홍보람과 박지현까지 골밑슛에 가세하며 4분도 안되는 시간에 13-0으로 크게 앞섰다. 하지만 신한은행은 시작 4분여만에 한채진의 골밑슛으로 마수걸이 골을 성공시킨데 이어 유승희 한채진의 3점포가 가세하며 14-20, 6점차로 좁혀 들어왔다. 이어 2쿼터에서도 김단비 한채진의 연속 3점포에다 올 시즌 신인선수로 선발된 이다연까지 거침없이 3점포와 골밑슛까지 성공시키며 31-31, 동점까지 만들었다. 1초를 남기고 3점포를 시도하다 상대 파울로 자유투 3개를 넣은 박다정의 3점이 없었다면 우리은행은 오히려 전반을 뒤진 채 끝날뻔 했다.
49-46까지 쫓긴 우리은행은 3쿼터 3분여가 남은 시점부터 비로소 긴장의 고삐를 잡아당기기 시작했다. 김소니아 최은실 박지현이 계속 골밑을 파고 들며 확률 높은 2점슛 혹은 자유투를 계속 성공시켰고, 4쿼터 5분이 지난 가운데 71-58까지 스코어를 벌리며 비로소 승리를 확신할 수 있게 됐다. 박지현이 21득점, 김소니아가 19득점으로 공격을 이끌었다. 경기 후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은 "상대가 부담없이 나오는 이런 경기가 더 어렵다. 후보 선수가 많이 나온다고 긴장감이 풀어진 것은 분명 반성할 대목이지만 어쨌든 승리를 거둔 것은 다행"이라며 "남은 2경기에서 반드시 1승을 챙겨 정규시즌을 제패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아산=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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