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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진흙 속에서 잘 자란 당근.'
그렇다. 캐롯은 혼탁한 진흙탕 같은 상황을 뚫고 '연꽃'처럼 고고하게 버티는 중이다. 2022~2023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캐롯의 이런 약진을 예상한 이는 거의 없었다. 오리온그룹에서 데이원스포츠(대우조선해양건설)로 인수되는 과정에서 이대성(한국가스공사) 이승현(KCC) 등 핵심전력이 떠났다. 전성현을 영입했지만 둘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버거울 것으로 보였다.
김 감독도 "이번 시즌 우리 전력 구성으로는 54경기 중 20승을 하는 게 현실적인 목표다. 전력 보강을 통해 다음 시즌을 노려 볼 예정"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17일 '1옵션 용병' 데이비드 사이먼이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되면서 디드릭 로슨 1명으로 버텨야 했고, 가드 한호빈도 부상으로 장기 이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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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시즌에 들어가서도 선수단 식비 지연 정산, 운영비 축소 등 '농구단 유동성 위기설'이 끊이지 않았는데도 사실상 방관하고 있었다. 급기야 김용빈 대우조선해양건설 회장이 위기에 빠진 기업 경영에 전념한다는 이유로 대한컬링연맹 회장직과 대한체육회 이사직에서 스스로 사퇴한 뒤 선수단 급여 체불 사태(당초 급여일 5일에서 13일로 연기)까지 불러왔다.
허 재 대표와 구단 측은 "걱정말라. 다시 이런 차질 없이 시즌을 꾸려갈 것"이라며 김 감독과 선수단을 다독였다고 한다. 하지만 시즌 초반부터 계속된 '위기설'에 새해 벽두부터 '체불 사태'를 맞닥뜨리면서 불안감을 지울 수 없게 됐다.
이처럼 캐롯 선수들은 안팎으로 혼탁한 상황에서도 꿋꿋하게 버텨왔다. KBL 역대 20여년 만에 '최고의 슈터' 전성현을 탄생시켰다. 역대 최다 연속 경기 3점슛(현재 72경기)과 '3점슛 3개 이상(현재 16경기)' 기록을 '진행형'으로 만든 전성현은 최고의 핫 플레이어다. "우리 선수들 정말 대단하고 고맙다"는 김 감독의 말은 '제식구 챙기기'가 아니다. 주변에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고 인정한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