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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심은경 "연예인으로 매력 없는 나, 자괴감·자신감 하락했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1-24 13:50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심은경(24)이 "스스로 연기에 재능 없는 것 같아 자괴감도 들고 자신감도 사라졌다"고 말했다.

판타지 코미디 영화 '염력'(연상호 감독, 영화사 레드피터 제작)에서 강한 생활력과 의지를 지닌 신석헌(류승룡)의 딸 신루미를 연기한 심은경. 2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가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영화 속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영화 '써니'(11, 강형철 감독)로 730만 관객을 동원, '수상한 그녀'(14, 황동혁 감독)로 865만 관객을 동원한 충무로 '최연소 흥행퀸' 심은경. 매 작품 개성 강한 연기와 통통 튀는 매력으로 흥행을 이끈 여배우인 그가 '부산행'(16), '서울역'(16)에 이어 이어 '염력'으로 다시 한번 연상호 감독과 호흡을 맞췄다.

1156만명을 동원하며 한국 영화계 좀비 신드롬을 일으킨 '부산행'에서 부산행 열차에 좀비 바이러스를 퍼트리며 강렬한 오프닝을 선사한 가출 소녀로 특별 출연한 심은경은 '염력'에서는 강한 생활력으로 대박을 터뜨린 치킨집 청년 사진 신루미로 변신해 눈길을 끈다.

신루미는 어린 시절 아빠가 집을 나간 뒤 남들보다 일찍 철 들어 생계를 책임져온 인물. 민사장(김민재)으로부터 전부였던 치킨집은 물론 하나뿐인 엄마까지 잃게 된 신루미는 온 힘을 다해 버티며 불의에 맞서 싸웠고 이 과정에서 10년 만에 이상한 능력을 과시하는 아빠 신석헌이 등장, 원망스러웠던 아빠에 대한 딸 신루미의 감정과 갈등을 완벽히 소화한 심은경은 또 하나의 인생 캐릭터를 예고했다.

심은경은 "흥행은 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조연으로 나왔던, 주연으로 나왔던 내가 참여한 작품이 1000만 관객의 사랑을 받았다는게 감사하다. 짧게 등장해도 관객이 기억해준다는건 배우로서 그만큼의 영광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값진 것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마음을 전했다.

그는 "작품을 고를 때 계산을 하지 않는다. 계산을 하고 영리하게 다가가려 하다 보면 방해물이 더 많이 생기는 것 같다. 요즘은 내가 좀 더 단순해져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많이 비워냈다고 생각하는데 아직도 더 많이 비우고 쌓아야할 것도 있다고 본다. 흥행은 내 역할 크기의 유무에 상관없다. 그래서 작품을 고르는데도 특정한 기준이 없다"고 소신을 밝혔다.

이어 "'나는 행복한가?'에 대해 굉장히 많이 생각했다. 지금도 많이 생각한다. 늘 '은경아, 넌 행복하니?' '연기가 좋니?'라고 묻는다. 그런데 아직 모르겠다. 연기는 늘 어렵고 언제부터인가 두려움도 느낀다. '난 정말 재능이 있는 걸까?' 등의 생각도 끊임 없이 하고 있다. 스스로 내 자신에게 늘 아쉽고 연기할 때는 재미있고 모든걸 다 쏟아냈는데 지나고 나면 늘 의문이다. 연기라는 것은 재능이 많고 타고난 게 있어야 한다. 독특한 탤런트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그걸 충족시키지 못하는 배우라고 여겼다. 자괴감도 들고 자신감도 없어졌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심은경은 "시간이 지나 돌아보니 연기는 내가 좋아하는 일인데, 연기라면 좋고 신나 하는데 그것 만으로도 이어갈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좋아한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계속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런 생각을 갖게 해준 작품이 바로 '염력'이다. 그래서 이 작품이 너무 좋고 감사하고 정말 즐기면서 촬영했다. 어릴 때 이런 기분과 감정으로 연기했었나 싶을 정도다"며 "지금은 단순하다. 생각을 내려놓고 편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하고 있다. 욕심보다는 내가 진짜 좋아하는걸 하고 싶다는게 마음이 생겼다. 작품을 선택하는 것에 있어서도 섣부르게 선택하기 보다는 좀 더 시나리오를 보고 내가 더 하고 싶은 것에 베팅을 하고 싶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내 자신에 대해 모르는 것도 있겠지만, 또 지금 내 자신이 행복한지 아닌지도 헷갈릴 때도 많지만 단순하게 오늘 하루 잘 보낸다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한편, '염력'은 자신도 모르게 초인적인 능력을 우연히 얻은 한 평범한 남자가 자신의 딸과 그 주변 사람들을 위해 특별한 능력을 발휘하며 펼쳐지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류승룡, 심은경, 박정민, 김민재, 정유미 등이 가세했고 '부산행'의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31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매니지먼트 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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