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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유기'표절공방①] "설정도용 vs 순수창작" 5개 쟁점 공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18-03-07 10:01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tvN 토일극 '화유기'가 표절 논란에 휘말렸다.

땅별(정은숙) 작가는 6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화유기'가 자신의 네이버 웹소설 '애유기'를 표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홍자매도 "'애유기를 본 적도 없다"며 6일 '화유기' 온라인 커뮤니티에 장문의 글을 올려 결백을 주장했다. 과연 진실은 무엇일까.땅별 작가의 지적(이하 땅)과 홍자매의 해명(이하 홍)을 정리해봤다.


▶ 삼장 캐릭터

땅 : 삼장이 여자로 환생하고 삼장의 피에 요괴가 몰린다는 설정이 같다.

홍 : 고대소설 서유기를 재창작한 작품은 수백편이 넘는다. 그중 삼장을 여자로 설정한 경우는 다수 있었기에 특이 설정이라 할 수 없다. 모든 요괴가 불로장생을 위해 삼장을 잡아먹으려는 설정은 '서유기'에 나온다. 우리는 삼장을 먹으면 요괴의 힘이 강해지기 Œ문에 노리는 것으로 설정했다. 또 삼장의 피에 요괴가 몰리는 게 아니라 피 향기 때문에 요괴가 몰리는 것이다.

▶ 안하무인 손오공 캐릭터

땅: 마음에 안 들면 여자도 패는 성격을 가졌다는 것이 '애유기'와 '화유기'에 동일하게 직접 표현된다.

홍: 원래 손오공은 여자 노인 갓난아기의 모습을 하고 있더라도 죽여 없애는 요괴다. 이런 면을 남주인공 캐릭터로 가져왔다. 마음에 들지 않으면 누구에게든 막하는 남자 설정은 수많은 로맨틱코미디와 우리 드라마에서도 많았다.


▶ 요괴설정

땅: 요괴들이 인간을 먹는 것이 아니라 정기를 먹는다. '화유기'에서는 인기를 먹는 것으로 변형됐다. 그래서 연예계에 요괴가 많고 요괴 연예인 전문 기획사가 등장한다는 것도 유사하다.

홍: '화유기'의 요괴는 인간을 잡아먹을 수 있다. 인기를 빨아먹는 설정은 몇몇 요괴만의 힘을 보충하는 방법 중 하나다. 연예기획사 설정 또한 그동안 수많은 무대로 쓰여왔던 공간이다. 우리도 2005년 '쾌걸춘향' 때부터 연예기획사 배경을 등장시켰다.

▶ 최종보스

땅: '애유기'에서는 당나라 황제였다 악귀가 된 이세민이 진사장에게 빙의, 불로불사의 주술을 완성해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 '화유기'에는 왕이 될 운명을 타고난 강대성이 아사녀의 힘을 빌려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

홍: 드라마 마지막에 제일 큰 악귀가 나오는 게 어떻게 표절인가. 우리의 최종 악귀는 흑룡이다.

▶ 빙의설정

땅: '애유기'에서는 악귀가 된 이세민이 다나의 남자친구에게 빙의해 진사장을 차로 치어 죽인다. 그 뒤 이세민이 진사장의 몸을 차지하고 진사장의 몸은 이세민의 혼을 담는 그릇이 된다. '화유기'에서는 강대성이 정세라를 차로 ㅊ어 죽인 뒤 진부자로 부활한 정세라의 몸이 악귀가 된 아사녀의 혼을 담는 그릇이 된다.

홍: 빙의 설정은 이미 셀 수 없이 많았다. 아사녀는 빙의가 아니라 악귀가 몸을 차지한 것이다.


땅별 작가와 홍자매의 주장은 위와 같다.

정황 증거만 놓고 봤을 때는 '화유기'가 불리해 보이는 게 사실이다. '애유기'가 2015년 9월 2일 처음 연재를 시작한 반면, '화유기'는 2017년 대본에 대한 저작권을 등록했기 때문이다. 아무리 2014년부터 기획회의를 진행했다고는 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네티즌들도 '화유기'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화유기'와 '애유기'는 스토리 자체가 다르기 때문에 표절이라기보다는 설정을 도용한 게 아니냐는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다. 어쨌든 특정 지문이나 대사가 상당 부분 일치하지 않는 이상 작품 속 아이디어는 저작권 보호를 받지 못한다. 법적 처벌이 어렵다는 것이다. 땅별 작가와 '화유기' 측 모두 법적 대응에 대해서는 시사하지 않았다. 결국 '화유기'가 표절인지 아이디어 도용인지 순수 창작물인지는 홍자매 만이 알고 있는 이야기가 되어버렸다.

silk78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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