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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피해자 구체적 증언...김기덕·조재현, 경찰 조사 받을까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18-03-07 12:5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기덕 감독과 배우 조재현으로부터 성추행, 성폭행을 당했다고 충격적인 사건을 폭로한 여배우들. 그간 '거장'이라 칭송받던 김기덕 감독과 명배우 조재현의 추악한 이면에 국민적 분노가 칫솟고 있다. 논란을 넘어 범죄를 저지른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은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을까.

지난 6일 오후 방송된 MBC 'PD수첩'에서는 '영화감독 김기덕, 거장의 민낯' 편이 방송됐다. 이 방송에서는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게 성폭행, 성추행을 당한 여배우들이 인터뷰를 통해 피해 사실을 폭로하는 모습이 담겨 파문을 일으켰다.

앞서 지난해 김기덕 감독을 성추행, 폭행, 명예 훼손 등의 혐의로 고소한 여배우A는 방송에서 "성 수치심을 들게 하는 성희롱 발언은 김기덕 감독의 일상이다. 한 여성 스태프가 들어가 있는 자신의 방에 들어오지 않는다고 화를 내고 어쩔 수 없이 들어간 방에 '자고 가라' '셋이서 자자'며 붙잡았다. 성관계를 요구했고 나는 너무 끔찍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김기덕 감독의 작품 출연이 확실시된 상황에 출연을 포기한 여배우B는 "영화 촬영에 앞서 김기덕 감독이 미팅을 하자고 했다. 따로 만난 김기덕 감독은 '내가 너의 가슴을 상상하니 복숭아일 것 같다' '내 성기가 어떤 모양일 것 같아?' '내가 네 몸을 보기 위해 같이 가서 몸을 확인할 수 있느냐?' 등의 말을 2시간 동안 이어갔다. 김기덕 감독과 만난 이후 한 달 동안은 멘붕이었다. 사무실에서는 내가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놓친 걸 서운해했다. 지금도 그때 기억이 안 잊힌다. 요즘 미투 캠페인을 보면서 문득 화가 난다. 언젠가는 다 이렇게 걸리는구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마지막으로 김기덕 감독의 작품을 촬영하면서 모든 배우, 스태프가 합숙했고 그 과정에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여배우C는 "합숙 장소가 마치 여자를 겁탈하려고 만든 곳 같았다. 김기덕 감독, 조재현, 조재현의 매니저 이렇게 세 명이 마치 하이에나 같았다. 조재현이 밤마다 문을 두드리고 전화를 걸었다. 혼자 있을 때 누가 찾아올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생겨 지옥이었다. 갑자기 내 방에 들어와 키스하고 '좋아서 그랬다'고 말했다. 내게 늘 '오늘 밤에 갈까?' 이런 식으로 이야기를 해왔다. 본인이 원하는 게 안 되니까 계속 찾아왔다. 결국 들어와서 강압적으로 성폭행을 했다. 이후에는 조재현 매니저가 다가와서 추근거리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조재현과 묶어서 영화 일을 봐줄 테니 자기랑 한 번 잤으면 좋겠다'고 제안하더라. 싫다고 하니 '너 김기덕 감독, 조재현과 잤잖아'라고 하더라. 그들 사이에서 이런 이야기를 공유하고 서로 경쟁이 붙었다. 자기들끼리 낄낄대고 농담을 한다. 나중에 조재현 매니저가 붙잡는 과정에서 내 옷이 뜯기기도 했다. 당시 시골이었는데 마을로 도망을 치기도 했다. 김기덕 감독은 이 이야기를 듣고 '한 번 대주지 그랬어'라고 하더라"며 충격적인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이어 여배우C는 김기덕 감독의 성폭행에 대해 "김기덕 감독과는 늘 몸싸움을 많이 했다. 자꾸 날 겁탈하려고 하니까, 그거에만 혈안이 돼 있었다. 영화보다 그게 목적인 것 같았다. 김기덕 감독은 날 방으로 불러 성폭행했다. 그때 너무 어려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김기덕 감독은 '이렇게 해야 다음 작품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여배우들이 치를 떨며 밝힌 김기덕 감독, 조재현, 그리고 조재현 매니저의 추악한 이면. 상대가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강제적으로, 폭력적으로 성관계를 가진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 조재현의 매니저는 성폭행이란 범죄를 저질렀다. 그렇다면 향후 김기덕 감독, 조재현, 그리고 조재현의 매니저의 행보는 어떤 방식을 취할까. 피해 여배우들의 고소가 이어지지 않더라도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을까.

지난해 김기덕 감독을 고소한 여배우A의 재판의 변호를 맡은 서혜진 변호사는 7일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지난 밤 'PD수첩' 방송을 봤다. 방송에 앞서 제작진으로부터 취재 의뢰가 와 여러 가지 자문을 주기도 했다. 일단 여배우A의 변호를 맡고 있지만 다른 피해자들도 김기덕 감독과 조재현에 대해 어렵게 이야기를 꺼냈다고 들었다. 여배우B, C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 피해 여부를 듣고 가능하다면 수사 기관에 의뢰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 비단 나뿐만이 아니다. 김기덕 감독, 조재현, 조재현의 매니저를 방송을 본 일반 시민도 고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방송으로 증언이 확보됐고 이 사건에 대해 부당함을 느낀 이들이라면 누구든 고발할 수 있다. 다만 피해자들의 적극적으로 나서야 고소 등의 진행이 가능하다. 물론 피해자의 선택이며 누구도 이 사건에 대해 부추길 수 없다"고 설명했다.


서혜진 변호사는 "최근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성폭행 사건도 경찰이 직접 내수에 착수하지 않았나? 이번 사건도 경찰이 사건의 심각성을 인지한다면 곧바로 내사에 착수할 수 있는 사안이다"고 경찰의 내사 착수 가능성을 전했다.

이어 "지난해 여배우A의 폭행 사건을 담당했고 그 결과 약식이긴 하지만 일정 부분 김기덕 감독의 폭행 혐의가 인정된 셈이다. 하지만 김기덕 감독의 공판은 폭행으로 끝난 게 아니다. 여배우A가 밝혔듯 강제로 성기를 만지게 하는 등의 강제추행, 강제추행치상, 그리고 명예훼손, 강요 부분에 재정신청을 한 상태다. 사실상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는 마지막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앞으로 법원이 어떤 판결을 내릴지 알 수 없지만 이런 미투 캠페인 움직임이 조금씩 사회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기대를 해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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