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인터뷰] "공간에 대해 이야기하다" 회화작가 정수영

전혜진 기자

기사입력 2018-03-27 17:56



[스포츠조선 전혜진 기자] 공간을 다룬 그림을 이야기하자면, 어느덧 작가 정수영이 떠오른다. 영국 왕립학교에서 회화 석사를 전공한 후 영국과 서울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 중인 그녀는 양 문화권 속 타인에 대한 공간들을 깊게 탐구하며 이전의 무거운 주제와는 다른, 일상적인 대상으로 손길을 돌렸다. 빈 공간을 메우는 기표들은 아름답게 마음을 울리고 그 사이 새로 태어난 공간에는 사회적이면서도 개인적인, 이중적인 아이러니가 묻어난다. 여전히 회화를 통해서만 이 모든 것을 얘기하는 정수영의 작업 최근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이하 일문일답)


07:00 am, ACRYLIC ON LENEN, 100X100CM, 2018
-최근 작품의 내용이 궁금합니다.

▶최근 2년 내의 작업이 그 이전과 비교하여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이전에는 권력, 희생과 같은 조금 무거운 주제에 관심을 두었다면 현재는 주변의 사물과 개인의 공간과 같은 일상적인 대상을 눈 여겨 보고 있습니다.

-개인의 사물과 공간에 관심을 갖은 계기가 있나요?

▶한국에서는 친구들이나 지인들과 만남을 가질 때 주로 밖에서 밥을 먹거나 술을 마시죠. 그런데 런던에 와보니 홈 파티를 많이 하더라고요, 자연스럽게 타인의 공간을 많이 경험하게 되었고 그러면서 개인적인 공간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던 것 같습니다. 타인의 공간에 가보면 자연스럽게 각자의 특성, 즉 그 사람이 어떤 성향인지 알 수가 있습니다. 그러면서 동시에 그 개인이 속한 공동체적 또는 사회적인 특성까지도 묻어나오지요, 그래서 공간이 참 흥미롭다는 생각을 합니다. 즉 어떤 공간과 그 안에 놓인 사물이 개인의 초상화 이자 사회의 거울이니까요. 사적이지만 동시에 사회적인 뭔가 이중적인 그 지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습니다.


Dejavu, ACRYLIC ON LENEN, 120X150CM, 2017
-영국과 한국의 아트 씬 의 차이점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나요?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지요, 왜냐하면 제가 한국도 영국도 아트 씬을 다 안다고 하기에는 부족하니까요. 영국도 한국도 소위 '메이저' 조직과 기관은 장벽이 높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진작가들에게는 영국이 조금 더 기회가 많다고 느껴지기도 합니다. 학교를 갓 졸업하는 즉, 작가로서 첫발을 내딛는 대상에게만 주어지는 공모전 기회들이 있습니다. 한국은 신진 작가들이 왕성히 활동하는 젊은 작가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결국에는 졸업 후 전시 기회를 많이 갖지 못하고 몇 년이 흐르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회화를 고집하는 이유가 있나요?


▶사실 회화가 아니면 안된다기보다는 회화가 너무 좋습니다. 요즘은 워낙 미디어 또 다른 매체를 사용하면서 다양한 시도들을 하는 작가들이 많기 때문에 가끔은 젊은 작가로서 회화를 고집하는 것에 대해 의아하게 바라보는 시선들이 있기도 합니다. 학부시절에는 설치, 퍼포먼스, 영상 등 다양하게 시도를 해보았는데 저에게는 개인적으로 회화가 정말 매력적이고 또 회화만이 가지는 즉, 회화의 언어만이 관객에게 줄 수 있는 것이 분명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향후 어떤 활동을 계획중인가요.

▶프로젝트 활동을 기획 중입니다. 작가들은 대부분 뭉치고는 싶지만 개인의 영역을 침범 받고 싶어하지 않는 성향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작가들의 프로젝트 활동이 처음에는 흥미롭게 진행되지만 후에는 좀 흐지부지 되는 경우들이 많습니다. 각자의 영역을 유지하면서 그것이 프로젝트로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들에 대해 동료 작가들과 많은 논의 중이고 졸업 후 다양한 분야의 동료 작가들과 프로젝트 활동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gina1004@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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