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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기웅(36)이 데뷔 17년차를 맞은 소감을 밝혔다.
2003년 연기를 시작한 박기웅은 2005년 영화 '괴담'으로 데뷔한 이후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던 인물. KBS2 '추노'(2010)와 KBS2 '각시탈'(2012), SBS '리턴'(2018)에서 소름 돋는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강하게 각인됐고, 역대급 캐릭터를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또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지지를 받았다.
'꼰대인턴'은 가까스로 들어간 회사를 이직하게 만들었던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지질하면서도 통쾌한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한 일터 사수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신구세대를 막론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한몸에 불러온 코믹 오피스물로 주목을 받았고, 방영 내내 수목극 1위를 지키며 종영했다.
박기웅은 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꼰대인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꼰대인턴' 속 남궁준수는 박기웅이 처음으로 보여준 '가벼운' 모습이었다. 특히 재벌 역할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아왔기에 고정관념을 깰 수 있는 기회도 됐다. 박기웅은 '재벌'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배우. 재벌 역할을 할 때마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공식을 만들어냈다. 박기웅은 "소위 재벌이라는 것은, 재벌이 됐든 직업이 됐든, 돈이 많을 수도 있고, 적을 수도 있고, 인텔리할 수 있고 그러지 않을 수 있는데, 그건 하나의 장치인 거 같다. 중요한 것은 캐릭터의 성격이고 캐릭터들 간의 합인 거 같다. 나쁘지 않은 징크스 같다. 잘 되는 징크스는 많을수록 좋은 게 아니냐"며 "진짜로 저는 20대 초반에 작품을 할 때 저와 친하게 지냈던 감독님들이 소위 '너는 약간 밑바닥 분위기가 있다'는 말을 했다. 뭔가 밑바닥 분위기와 배고픈 느낌이 묻어있다고 했었다. '너는 쓸쓸한 청춘을 해야 해'라고 하신 분이 계신다. 저는 제가 부티가 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저도 소시민 역할을 하다가 어느 순간 그런 역할을 하니까 그런 역할이 들어오는 거 같다. 저도 물론 다 잘 할 수 없지만, '자뻑'이 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특히 배우는. 나는 멋있고 연기를 잘한다는 착각이 어느 정도는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내 연기에 확신이 없다면 어떻게 시청자를 설득하겠나. 그래서 스스로 잘 한다는 '자뻑'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기웅은 "제가 많이 바뀌었다. 많이 편안해졌다. 힘을 물론 더 빼야겠지만, 제가 최근에도 소위 첫 번? 주인공 역할이 몇 개씩 들어왔다. 요새는 콘텐츠가 많으니까. 근데 안 했다. 왜냐면, 제 기준에서 그 대본은 별로 재미가 없었다. 저는 이제는 그냥 재미있는 거, 내가 하고 싶은 연기를 하자는 쪽으로 많이 돌아섰다. 같은 값이라면. 근데 회사에서는 안 좋아하겠지만. 저는 이제 어느 순간에는 그런 생각이 들었다. 배우를 길게 하고 싶고, 우리 드라마, 작품에 선생님들도 계시지만 오래하고 싶은데, 역할의 크기에 구애되지 말자는 생각이 들었고 그 순간 연기가 더 재미있어졌다. 제가 더 즐기면서 할 수 있게 된 거 같다. 그게 정말 좋더라. 이제는 그냥 많이 편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힘은 더 빠져야 하지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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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웅은 "이번에 밝은 거 하니까 좋더라. 힘이 들어간 캐릭터보다 훨씬 덜 힘든 거 같다. 저는 개인적으로 밝은 연기하고 밝은 작품을 하면 훨씬 덜 힘들더라. 기운을 받아서 그런가. 훨씬 더 좋다.
악역을 테크니컬하게도 해봤고 이해하고도 했는데 후자가 더 힘들었다. 근데 작품이 나오고 봤을 때 후자가 제가 봤을 좋더라. 그렇다면 더 좋은 연기를 해야 해서 적당히 할 수도 있지만, 마음을 먹고 후자로 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악역이 또 들어오면 할 거고, 할 준비도 돼있다. 다만, 지금 했던 즐거운 캐릭터보다는 스스로 각오는 해야 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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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박기웅은 "이런 것도 잘한다는 것을 하고 싶었다. 배우들을 보고 이 작품에 들어온 것도 맞다. 선배님들도 제가 다 좋아하는 성향의 분들이었고, 해진이 형도 워낙 잘 알았고. 그게 컸다. 이것도 건방진 말이지만, 제가 할 때마다 그냥 '박기웅의 재발견'이라고 하시는데, 이번에도 그러시는 분들이 있더라. 이 역할을 할 때 '안 어울릴 거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끝나가니까 이런 거 잘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아직 부족하고 작은 배우라 부족한 것도 많을 거다. 저는 근데 이쪽 일을 처음 할 때부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었고 쓰임이 많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 또래에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래서 캐릭터가 더 중요한 거다. 그리고 남궁준수를 하면서 너무 재미있었다. '구해령' 끝나고도 그러는데 저는 '재발견'이라는 얘기가 좋다. 들을 때마다 좋다"고 말했다.
박기웅은 '꼰대인턴'을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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