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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찾고 싶어하던 태권도 관장과 재회했다.
홍지민은 "제가 모든 게 좀 늦다. 결혼도 늦었고 뮤지컬배우 데뷔도 늦었다. 출산도 늦었는데 의지와 노력으로 해냈다"고 밝혀 태권도 관장님이 밝혀준 무한 체력과 강철 멘탈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고 했다.
홍지민의 아버지는 일제강점기 백두산회에서 독립운동가로 활동했던 홍창식 선생. 감옥에서 해방을 맞이한 그녀의 아버지는 자신의 딸들이 나라에 쓰임이 되는 강한 인재로 자라나기를 바라는 마음에 어려운 형편에도 세 자매 모두에게 태권도를 가르쳤다고 밝혀 모두를 놀라게 했다. 홍지민은 "아버지가 사업실패로 가정형편이 어려워졌고, 학원비가 밀렸어도 관장님은 내색도 안 하셨다"고 관장님을 찾는 이유를 밝혔다.
이어 홍지민의 큰언니인 홍지연이 등장했다. 큰언니인 홍지연은 "지민이는 남자 선수도 KO시켰다"고 폭로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큰언니는 "사범들은 학원비가 밀린 걸 눈치를 줬는데 관장님은 그렇게 하지 않으셨다. 관장님이 '유치부를 가르쳐 보는 게 어떠냐'고 해주시기도 했다. 특히 기죽지 말라고 관장님이 브랜드 운동화를 사주시기도 했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홍지민은 "서울에 있는 예술 대학에 합격하자 홀로 상경했다. 집을 구할 수 없어 지인의 친척이 운영하는 피아노 교습소의 비좁은 레슨방에서 지내야만 했다. 뿐만 아니라 아침 9시에는 무조건 방을 비워줬어야 했다"고 밝혀 주위를 먹먹하게 했다. 홍지민은 "어쩔 수 없이 나가야 했기 때문에 학교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기 시작했고 4학기 내내 수석과 전액 장학금을 놓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홍지민은 한 피아노 교습소를 찾아가 "이곳이 있어서 내가 장학금을 받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홍지민은 "당시 피아노 교습소 월세가 보증금 30~40만원에 월세 6~7만원 정도였던 거 같다. 몸이 아파도 7시 전에는 방에 들어갈 수도 없었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홍지민의 아버지는 딸이 배우로 성공한 모습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고. 홍지민은 "그게 가장 아쉽다"며 아버지를 떠올렸다.
태권도 관장님을 추적하는 일은 쉽지 않았다. 서태훈은 홍지민이 중학생 무렵 살았던 한 골목을 찾았지만, 90년도 쯤 태권도장이 없어지고 현재는 집 주인이 창고로 사용하고 있다는 정보만 확인했다. 동네 주민들에게도 태권도 관장님의 행방을 묻던 때 한 슈퍼의 어르신이 "내가 알고 있다. 내 아들도 거기서 배웠다"며 "태권도장을 그만두고 강력계 형사가 된 걸로 알고 있다"는 힌트를 줬다.
결국 서태훈은 경찰서로 전화를 걸어 "윤광호 형사님 계시냐"고 물었고, "마산에 60대 경찰이 계셨지만 지금은 그만두셨다"는 정보를 얻었다. 결국 뉴스 영상까지 찾은 서태훈은 윤광호 관장과 통화를 했고 "뮤지컬 배우 홍지민이 꼭 만나고 싶다고 한다. 기억을 하시냐"고 물었다. 윤 관장은 세 자매의 이름은 물론, "아버지가 굉장히 훌륭한 분이다. 독립운동을 하셨다"라며 정확히 기억했다.
결국 윤광호 관장과 만난 홍지민은 눈물을 보였고, 관장도 눈물을 보이며 재회했다. 창원에서 홍지민을 보고 싶어해 왔다는 윤광호는 "운동을 하고 싶은데 형편이 안 된다고 해서 그만두게 하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아버지가 독립운동을 하셨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큰 감명을 받았고, 그 이후 세 자매의 학원비를 받지 않았다"고 밝혀 모두를 감동하게 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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