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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육아는 위대한 일"…류현경이 말한 #아이 #욕설연기 #김향기 찐팬♥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2-05 13:34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육아의 위대함을 다시 느끼게 됐죠."

아동학과 졸업반의 보호 종료 청년이 생후 6개월 아이를 홀로 키우는 여자의 베이비시터가 되면서 시작되는 따뜻한 위로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 '아이'(김현탁 감독, 엠씨엠씨 제작). 극중 영채 역을 맡은 류현경(37)이 5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1996년 SBS 설날특집극 '곰탕'에서 김혜수의 아역으로 데뷔해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다양한 캐릭터로 관객들에게 이름을 각인시킨 배우 류현경. 지난 해 개봉한 '기도하는 남자'에서 개척교회 목사 남편을 둔 아내 역을 맡아 흔들리는 인물의 내면을 세심하게 그려내 호평을 받았던 그가 힐링 영화 '아이'로 다시 관객을 만난다.

극중 류현경이 연기한 영채는 의지할 곳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초보 싱글맘. 아이와 함께 어떻게든 살아보기 위해 술집에서 늦은 새벽까지 일하지만 6개월 된 아이를 호자 키우기는 점점 더 어려워 진다. 어느 날 지인의 소개로 베이비시터 아영(김향기)를 만나게 된 그는 자신의 선택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이날 류현경은 극중 영채라는 인물에게 계속 마음이 가게 돼 '아이'를 택했다고 입을 열었다. "영채는 결핍과 자기 혐오로 가득찬 인물인데, 스스로는 그런 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다. 그런 면이 인상적이고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물론 이런 인물이 연기하기 복잡하고 힘들겠지만, 이 영화를 통해서 스스로도 인간적으로 성숙해지고 싶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성숙해지고 싶었다'는 류현경의 말에 '촬영을 마친 후 성숙해진 것 같은가'라고 반문하자 류현경은 "전 이런 좋은 영화에 우리의 마음이 담겨 나온다는 게 감격스럽다. 그 마음을 잊지 말고 기억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내가 처음 연기를 평생 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던 순간이 떠올랐다. 스물다섯살 때 '신기전' 이라는 영화를 찍으면서 '난 연기를 평생 해야지'라고 마음 먹게 됐는데, 그 마음이 다시 떠오르게 되더라. 그런 마음을 다시 먹게 됐다는 면에서 나름 성장을 한 것 같다"며 웃었다.

영채라는 인물을 만들어가는 과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내면에 상처가 많은 사람에 대해 김현택 감독과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는 류현경. 또한 싱글맘을 연기하기 위해 주변에 출산과 육아를 경험한 지인들의 모습을 많이 떠올렸다는 그는 "육아를 하시는 분들의 보면서 그들의 감정의 굴곡들과 심리를 영화에 투영해야 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특히 정인, 조정치 부부네 집에 가서 6개월 된 둘째 아기 성우 키우는 모습을 많이 지켜봤다"고 전했다. 이어 "제가 조카가 둘 이다. 조카들이 아기였을 때 제가 진짜 많이 돌봤다. 언니가 학교 선생님인데, 출산하고 바로 복귀를 해서 저와 엄마가 아이를 많이 돌봤다. 제가 엄마는 아니지만 그때 간접적으로 아기를 키운 느낌이라서 촬영을 하면서도 많이 생각났다"고 말했다.
류현경은 "'아이'를 찍음녀서 주변에 아이를 키우는 친구들, 그러니까 저보다 더 위대한 일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 많이 생각 나더라. 이번에 촬영을 하면서 육아는 더 위대한 일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극중 찰진 욕설 연기의 비결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류현경은 "주변에 욕을 잘하시는 분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욕을 하나 하나 다 적어서 감독님께 컨펌을 받고 상의했다. 감독님게 욕을 적어가면서 공부했다"며 유쾌하게 웃었다.

류현경은 '아이'를 통해 호흡을 맞춘 김향기, 염혜란, 두 배우에게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아이' 촬영 이전에도 여러 매체 인터뷰를 통해 김향기의 팬이라고 밝혀왔던 류현경은 "예전부터 김향기 배우를 너무 좋아했다. 인터뷰에서도 많이 말했었다. 향기씨와 같이 촬영을 한다니까 정말 떨리더라. 첫 만남에서 '제 인터뷰 혹시 보셨어요?'라고 물어보니까 어머니께 들었다고 하더라. 촬영을 하면서도 팬으로서 잘 보이고 싶어서 더 열심히 하게 되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향기 씨가 정말 신기한 게 카메라가 돌아면, 바로 그 아영 자체로 보인다. 눈빛이나 말투, 온몸의 모든 기운이 아영 자체로 바뀐다. 향기씨가 그렇게 만들어주니까 저는 딱히 할 게 없다. 향기 씨 덕에 제가 너무 자연스럽게 영채가 되더라"며 "향기씨는 촬영 외적으로는 정말 너무 해맑게 잘 웃는다. 그래서 더 향기 배우를 웃게 해주고 싶더라. 어떻게 하면 향기를 더 웃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기도 했다"라며 "예전에는 향기씨의 사진을 막 모으기도 했다. 촬영이 끝나고 난 다음에는 향기씨가 그리워서 향기씨 옛날 사진도 막 찾아보고 향기씨 SNS 팬 계정에 찾아가서 '좋아요'를 누르고 그랬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김향기와 촬영 에피소드도 전했다. 김향기로부터 머리를 얻어맞는 신에 대해 "향기 씨가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너무 안절부절 하더라. '차라리 제가 맞고 싶어요' 라고 하더라. 저는 '괜찮다. 그냥 한번에 확 때려라'고 했다. 처음에는 향기씨가 저를 저를 확 때리지 못해서 NG가 났다. 그래서 그냥 확 때려달라고 말했다. 그런데 촬영을 마치고 나서 향기 씨가 저에게 미안해서 울먹울먹 하더라. 그래서 '우리 향기 하고 싶은 거 다 해'라면서 안아줬다"고 말했다.

미자 역의 염혜란에 대한 고마운 마음도 드러냈다. "염혜란 선배님을 처음 뵀을 때, 워낙에 바쁘셔서 같이 연습이나 리허설을 하지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언니가 바쁘신 와중에도 연습을 다 와주셨고, 우리 연기도 다 봐주시더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극중 미자와 영채는 함께 보낸 세월이 굉장히 길다. 그런 부분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염혜란 언니가 바로 '언니라고 불러!' 라고 하더라. 또 어느 날은 혜란 언니가 따로 저를 커피숍으로 불렀다. 언니가 '미자와 영채가 오랜 시간을 보냈으니 우리도 그래야 하지 않겠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정말 언니랑 촬영 외적으로도 많이 만나 시간을 보냈다. 그렇게 해주시는게 정말로 감사했다. 정말 존경스러웠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류현경은 코로나19 시국에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면서 "많은 분들이 극장에 찾아오시지 못하더라도 우리 영화를 보시는 분들 만큼은 좋은 기운을 얻고 가셨으면 좋겠다. 코로나19 때문에 많은 분들이 지쳐있는데, 극장에서 안전하게 영화를 관람하시면 밝은 기운을 느끼시고 또 밝은 내일을 생각하게 되실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아이'는 단편영화 '동구 밖'으로 2018년 제35회 부산국제단편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김현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김향기, 류현경, 염혜란 등이 출연한다. 오는 10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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