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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국가대표 '승리호', 변하지 않으려 노력"…송중기, 장르 변태라 불리는 이유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1-02-09 13:04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대한민국 최초 SF 블록버스터 영화 '승리호', 국가대표 된 기분이죠."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 그린 넷플릭스 영화 '승리호'(조성희 감독, ㈜영화사비단길). 극중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조종사 김태호 역을 맡은 송중기(35)가 9일 진행된 화상 인터뷰를 통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군함도', '늑대소년' 등 영화와 '아스달 연대기' '태양의 후예'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 등 드라마까지 영화와 TV를 오가며 매 작품 캐릭터와 시대, 장르를 뛰어넘는 도전으로 '믿보배'로 거듭난 송중기. 그가 충무로에서 첫 SF블록버스터 '승리호'로 다시 돌아왔다.

극중 송중기가 연기하는 김태호는 전직 UTS 기동대 에이스 출신의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조종사. 작전을 나갔다가 돌이킬 수 없는 사건 이후 한순간에 꼭대기에서 완전 바닥으로 떨어진 후 승리호의 조종사가 된 그는 돈을 모아서 꼭 해야 할 일이 있는 듯 기를 쓰고 돈을 벌려고 한다.
'승리호' 스틸
송중기는 '승리호'를 향한 전 세계의 뜨거운 반응에 대해 "전 세계 26개국에서 1위를 했다고 들었는데 '그 이야기가 우리 영화 이야기가 맞나' 싶더라. 주변에서 연락도 많이 주셨다. SNS에서 온 가족이 함께 캠핑장에 가서 함께 '승리호'를 보는 사진을 봤는데, 그런 사진들을 보니 정말 반갑고 기쁘더라"고 말하며 기분 좋게 인터뷰를 시작했다.

'군함도'에 이어 4년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송중기는 "스크린 복귀를 했다는 것에 대해 특별히 개인적 의미를 두고 있진 않지만, 조성희 감독과 다시 작업했다는 것에 대해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늑대소년'(2012)을 할 때는 감독님도 저도, 그리고 박보영씨까지 모두 신인이었다. 감독님과는 시작을 함께 한 느낌이다. 그래서 조성희 감독님은 제겐 정말 애착과 의미가 큰 분이다. 감독님의 세 편의 영화 중 두 편을 함께 했다는 건 정말 영광이다"고 덧붙였다.

충무로에서 처음 시도되는 SF 블록버스터인 '승리호'. 장르에 대한 부담감에 대해 묻자 "장르에 대한 부담감은 전혀 없는 편이다. 제가 작품을 선택할 때 장르로 인해 두려움을 갖는 편이 아니다.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은 욕심이 꾸준히 있다"며 "그래서 부담 보다는 안 해봤던 장르이기 때문에 '잘됐다' 싶은 마음이 더 컸다. 주변에서 작품을 선택할 때 과감하게 하는 편이라고 말씀을 해주시는데, 저는 제가 끌리는 걸 하는 편이다. 새로운 장르이기에 더욱 반가웠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개봉을 준비하면서 '이게 한국영화에서 처음 다루는 장르구나'라는 게 확 실감이 되더라. 뭔가 국가대표 같은 느낌이 들었다"며 웃었다.


화려한 CG가 중점이 되는 영화이니 만큼 극장 개봉을 하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없냐는 질문에 그는 "저는 스크린 큰 화면으로도 봤었고 노트북으로도 봤었다. 그런데 큰 차이는 없었던 것 같다. 저도 쉬는 날에 워낙 넷플릭스를 본다"라며 "(넷플릭스 공개의)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저는 장점에 더 집중하려고 한다. 작품에 대한 아쉬운 점이 없기 때문에 더 장점에 집중하는 것 같다. 외국 친구들에게도 문자를 많이 받았다. '영국에서도 봤다' '홍콩에서도 봤다' 이러는데 기분이 좋더라. 그리고 이 혼란스러운 시기에 대중에게 작품을 공개됐다는 것만으로도 감지덕지다. 공개됐다는 것만으로도 눈물이 난다"며 웃었다.

공개 직후 일부 관객들로부터 '지나친 신파'로 지적을 받기도 했던 '승리호'. 특히 태호와 순이의 서사를 둘러싼 '신파'에 대한 의견이 엇갈렸다. 이에 대해 송중기는 "저도 그런 반응을 직접 듣기도 했다. 오히려 그런 부분이 좋다는 반응, 좋지 않다는 반응을 모두 들었다. 작품에 대한 다양한 반응은 항상 나온다고 생각하고 모두 귀 기울여 듣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달콤한 말 하는 사람보다는 쓴소리 하는 사람의 말을 들으려고 하는 편이다. 그런 반응을 들으면 '아 그런 반응도 있구나'라고 생각하고 받아들이고 넘기는 스타일이다"고 말했다.


'승리호'를 통해 처음 아버지 역할을 맡게 된 것에 대해 이야기가 나오자 "아버지 연기에 대한 부담감이나 고민은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오히려 해보지 않은 새로운 역할이라서 신났다. 그런데 어떻게 하려다 보니 어떻게 표현해야 하지 싶어 막막했다. 하지만 감독님과 다른 배우분들과 함께 이야기를 하면서 풀리기 시작했다. 태호는 항상 그대로인 사람인데 제가 변화를 줘야 된다는 생각에 좀 막막하게 생각했던 것 같았다"고 전했다. "사실 아버지 역할을 하는 것에 대해 제가 느끼는 부담감은 없었지만 '대중이 어떻게 받아들여 주실까'하는 고민은 있었다. 하지만 촬영을 하면서 그런 고민은 없어졌다. 조성희 감독님의 대본을 믿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해답을 찾고자 했다. 오히려 대본에 더 집중했다"고 덧붙였다.


'승리호' 스틸
'승리호' 크루인 유해진, 진선규, 김태리에 대해서도 이야기 했다. 남다른 친분과 케미를 자랑한 이들에 대해 "해진이 형, 선규 형, 태리 모두 함께 작품한 건 처음이데, 처음 하는 것 같지가 않았다. 첫 만남부터 그랬다. 지금까지 했던 모든 작품 중에서 배우들이라 가장 터놓고 지냈던 것 같다. 제가 부족하면 다른 배우들이 매워줄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있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해진이 형이 있었다. 해진이 형이 딱 중심을 잡아주시고 같이 어울려 주셨다. 업동이 역할이 사실 현장에서 같이 호흡하는 인물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에서 선규형 태리랑만 촬영하는 줄 알았다. 그런데 해진이 형이 현장에 나와서 직접 모션 캡처 연기를 하면서 대사까지 다 해주셨다. 해진이 형 덕분에 정말 좋은 새로운 장면이 많이 탄생했다"고 전했다.

'아스달 연대기'부터 '승리호'까지 제작 자체가 도전이 작품들을 연달아 도전하고 있는 송중기. "새로운 도전을 통해 한국 콘텐츠의 외연을 확장하려는 책임감에서 비롯된 것인가"라고 묻자 그는 "제가 한국영화나 드라마의 외연을 확장하겠다고 할 정도의 그릇이 큰 사람인지는 모르겠다"며 겸손하게 됐다. 이어 "그런 표현이나 평가들은 그냥 결과적인 이야기인 것 같다. 저의 선택은 그냥 제가 끌려서 하는 건데, 주변에서 저의 가까운 지인들은 "왜 고생하는 것만 하냐"며 저보고 '변태'라고 한다. 저는 그냥 본능적으로 끌려서 하는 거다. 워낙 장르 욕심이 많은 편이다. 그래서 제가 했던 것을 또 하고 싶어하는 성격이 아니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송중기의 인터뷰에 앞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조성희 감독은 송중기를 '언제나 변함없는 사람'이라고 표현했다. 조 감독의 표현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자 송중기는 "제가 의식적으로 변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려고 하는 면도 있다"고 말했다. "제 직업이 다른 분들에게 평가받는 직업이라도 겉과 속이 다르다면 속이 문드러진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저는 변함이 없다고 생각하는데, 물론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다"며 웃었다.

한편, '승리호'는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2016), '늑대소년'(2012), '짐승의 끝'(2010)을 연출한 조성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이 출연한다. 지난 5일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다.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hcosun.com, 사진 제공=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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