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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왜곡 무지" 감우성→이유비, '조선구마사' 선택에 따른 배우의 책임[종합]

이지현 기자

기사입력 2021-03-27 17:49



[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역사왜곡으로 단 2회만에 폐지된 SBS '조선구마사'의 출연 배우 장동윤, 박성훈, 이유비 등이 작품 선택에 대한 잘못을 사과하며 역사적 인식에 대한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조선구마사'에서 '충녕대군' 역을 맡았던 장동윤은 가장 먼저 사과문을 게재했다. 그는 "'조선구마사' 주연 중 한 명으로 참여한 저의 생각과 입장을 답답한 마음으로 기다리는 많은 분께 만족스럽지는 못하더라도 솔직하고 진정성 있는 답변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라고 운을 뗐다.

장동윤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 대단히 죄송하다"고 사과부터 전했다. 이어 "이번 작품이 이토록 문제가 될 것을 충분히 인지하지 못했다. 그것은 제가 우매하고 안일했기 때문이다"라며 "창작물을 연기하는 배우의 입장에서만 작품을 바라보았다. 사회적으로 예리하게 바라보아야 할 부분을 간과했다. 큰 잘못이다"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존경하는 감독님과 훌륭하신 선배 및 동료 배우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저에게는 이 작품을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라며 "저에게 한정된 선택지 안에서 여러 가지를 고려했을 때 최선의 선택이라고 믿었다"라며 작품을 선택한 배경을 덧붙였다.

또한 장동윤은 "도덕적 결함이 없으면 떳떳하게 살아도 된다는 믿음으로 나를 철저하게 자신을 가꾸려 했다. 그런데 정작 일과 관련된 부분에서 부끄럽고 창피한 일이 발생해 반성하고 있다"며 이번 논란에 대해 재차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번 사건을 가슴에 새기고 성숙한 배우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이어 '조선구마사'에서 양녕대군(박성훈 분)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어리 역을 맡은 이유비도 "이번 작품은 제가 개인적으로 많은 고민을 하던 시기에 만났던 작품이었습니다"라며 "새로운 것에 도전해보고 하나씩 이루어가고 싶다고 생각했던 시점이었습니다. 기존에 하지않았던 캐릭터를 표현하는 저 자신만을 욕심냈던 것 같습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역사왜곡 부분에 대해 무지했고 깊게 생각하지 못한 점 반성합니다"라며 "앞으로 폭넓은 시야로 작품에 임하는 연기자가 되도록 노렸하겠습니다. 다시 한번 죄송합니다"라고 거듭 사과했다.


박성훈도 "먼저 이번 사태에 대해 많은 분들께서 따끔하게 꾸짖어주시고 우려해 주시는 글들을 빠짐없이 읽어보며 '조선구마사'의 출연 배우로서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습니다"라며 "작품으로 실존 인물을 다룸에 있어 부담감과 조심스러운 마음을 가져왔음에도 불구하고 창작과 왜곡의 경계에 대해 올바르게 판단하지 못했습니다"라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그저 배우로서의 소임은 연기에 진심으로 다가서 주어진 캐릭터에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어리석고 모자란 생각이 있었습니다"라며 "이런 상황이 돼서야 저의 어리석음을 깨달은 것에 대해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로 인해 받는 질타는 달게 받겠습니다. 사안의 심각성과 배우에게도 역사적 인식과 사회적 책임이 얼마나 중요한지 뒤늦게 깨닫고 있습니다"라고 사과했다.

마지막으로 박성훈은 "이번 기회로 신중한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고 연기하는 배우로 거듭나겠습니다"라고 거듭 죄송한 마음을 덧붙였다.


감우성도 소속사 공식 SNS를 통해 "'조선구마사'에 출연한 배우이자 제작진의 일원으로서 시청자들을 포함,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사과했다. 이어 "대중에게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배우로서 보다 심도 있게 헤아리지 못해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 역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조선구마사'가 역사의 실증을 바탕으로 한 역사드라마가 아닌 악령을 매개로 한 허구의 스토리라 하더라도 실존 인물을 통해 극을 이끌어 가야 하는 배우로서 시청자분들게 역사 왜곡으로 비춰질 가능성을 인지하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난 5개여월 동안 드라마 제작을 위해 노력해 주신 감독님이나 제작 현장의 스태프, 그리고 촬영에 임한 배우들 모두 각자 맡은 역할만을 소화하다 보니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고, 이로 인해 금번의 드라마 폐지에 이른 점,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일원으로서 다시 한번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재차 사과했다.


한편 지난 22일 첫 방송된 SBS '조선구마사'는 충녕대군(장동윤 분)이 악령들로부터 백성을 지키기 위해 싸우는 내용의 퓨전 사극. 그러나 태종 이방원(감우성 분)이 아버지 태조 이성계의 환영을 본 후 백성들을 학살하는 장면, 충녕대군이 바티칸에서 온 구마사제 요한(달시 파켓 분)과 통역 마르코(서동원 분)를 대접하는 기생집에서 월병, 피단 등 중국 전통 음식이 나온 장면, 기생집 건물이 중국풍인 것 등으로 첫 회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 불거졌다.

제작진의 사과에도 다수의 기업들이 광고를 철회하는 등 비난 여론을 계속됐다. 이에 26일 SBS 측은 "SBS는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하여 '조선구마사' 방영권 구매 계약을 해지하고 방송을 취소하기로 결정하였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SBS는 본 드라마의 방영권료 대부분을 이미 선지급한 상황이고, 제작사는 80% 촬영을 마친 상황이다"라며 "이로 인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경제적 손실과 편성 공백 등이 우려 되는 상황이지만, SBS는 지상파 방송사로서의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방송 취소를 결정하였음을 알려드린다"라고 알렸다. 결국 '조선구마사'는 단 2회만을 방송하고 폐지되는 역대급 선례를 남겼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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