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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복귀한 배우 이민정(40)이 생활력 만렙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특히 '스위치'는 코미디 킹 권상우와 믿보배 오정세 사이에서 홍일점으로 존재감을 드러낸 이민정의 활약에 많은 관심이 쏠렸다. 이민정은 영화 '원더풀 라디오'(12, 권칠인 감독) 이후 '스위치'를 통해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컴백, 아련한 첫사랑의 추억을 소환함과 동시에 생활력 만렙인 소탈한 모습으로 반전 매력을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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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스위치'는 내가 오랜만에 복귀작이기도 하지만 개봉까지 오래 걸린 작품이기도 하다. 촬영하고도 팬데믹 시국 때문에 늦어진 것도 있다. 그런데 지금 생각해보니 오히려 더 좋을 수도 있겠다 생각한다. 근래 몇 년간 영화관에 사람들이 못 오는 시기였지 않나? 이런 영화는 가족이나 친구들이 같이 웃으면서 보는 장르인데 이왕이면 모두가 같이 함께했을 때 개봉하는 게 더 좋지 않을까 싶었다. 오히려 개봉이 연기된 것이 다행인 것 같기도 하다"고 곱씹었다.
신중한 고민 끝에 '스위치'를 선택한 이유로 "사실 작품을 선택할 때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가장 중요했다. 사람들에게 이 작품을 선보였을 때 나와 어울린다고 생각할 수 있는 싱크로율도 중요하다. 사실 이 캐릭터는 아이를 아예 안 키운 사람보다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맡는 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경험해본 것에 대한 느낌이 고스란히 담겨 있을 캐릭터였다. 또 이 작품은 내가 부부로 나온 부분에서 조금 더 상상력으로 해도 되는 부분이 있어서 내 아이디어로 살짝 변주하기도 했다. 그래서 더 편안함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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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미디 장르로 돌아온 이민정은 "실제 내 모습과 '스위치' 속 수현의 모습이 80% 비슷한 것 같다. 또 어떻게 보면 실제 내 모습보다 수현이 더 착한 것 같다. 남편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하고 그런 부분이 너무 착한 것 같다"며 "박강의 아내로 연기를 할 때 상상이라는 설정이라서 더 편했던 것 같다. 배우들이 낯설고 처음 온 공간이라는 게 알게 모르게 연기에서 디테일하게 티가 난다. 그런데 나는 촬영할 때 진짜 집처럼 세트에서 밥을 먹고 슬리퍼를 신고 다니기도 했다. 아역 배우들과 놀다 침대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갖춰 입은 모습이 아니라 더 편했던 것 같다. 실제로 소속사 대표가 '스위치' 시나리오를 읽고 '넌 줄 알았다'고 하더라. 나 역시 이 시나리오를 한 번에 읽었다. 시나리오를 처음 읽었을 때의 느낌이 중요한데 물 흐르듯 흘러가더라"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시사회 이후 반응이 터진 남편 이병헌을 언급한 영화 속 대사에 대한 에피소드도 밝혔다. '스위치'에서 스타가 된 조윤(오정세)이 매니저로 전락한 박강을 향해 '요새 이병헌도 싸졌잖아'라는 대사를 던지는 신으로 많은 웃음을 유발했다. 이와 관련해 이민정은 "내가 캐스팅되기 전부터 있었던 대사라고 하더라. 처음 시나리오에는 '이병헌에게 갔던 시나리오다'라는 대사였다고 한다. 바뀐 대사에 대해 오정세는 걱정하며 남편(이병헌)에게 허락받자고 했다. 내가 남편에게 물어보라고 했는데 남편도 대사를 듣더니 '사람들이 그 대사를 듣고 터지면 당연히 해도 괜찮지'라고 이해했다. 실제로 언론 배급 시사회 때 그 장면을 보고 사람들이 정말 많이 터지더라. 괜찮았던 것 같다. 사실 남편이 그 대사를 곱씹으면서 '웃음이 안 터지면 서운할 것 같다'라는 말을 하기도 했다. 터져야 의미가 있는 대사이지 않나? 정말 개런티가 싸지면 할 수 없는 대사이기도 하다. 그렇게 농담을 할 수 있다는 게 어떻게 보면 남편이 지금 자리에서 잘하고 있다는 뜻일 수도 있다. 물론 남편이 아직 영화를 안 본 상태고 막상 영화 보고 나면 '너무 심한 거 아냐?'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재미있게 촬영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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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아들이 엄마 작품 중 KBS2 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보긴 했다. 그때가 2년 전이었는데 아들이 너무 어려서 혼란스러워했던 것 같다. 한 번은 드라마에서 내가 집에 들어온 장면이 있었는데 아들이 그 장면을 보면서 '엄마가 왜 자신을 안 찾느냐'고 서운해했다. 그래서 이후 한번 아들을 데리고 세트장을 놀러 가기도 했다. 엄마가 일하는 장소를 보여주면 아이 정서에 좋다고 해서 녹화가 많지 않은 날 데리고 가서 자세하게 촬영하는 과정에 대해 설명을 해줬다. 말 한마디 안 하고 설명을 자세히 듣더라. 그게 아들에게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 요즘은 내가 어딜 가면 '가짜 집에 가는 거야?'라며 묻기도 한다. 아빠가 CF 찍을 때 몇 번 데리고 가기도 했는데 여러모로 조기교육을 일찍 하는 것 같다. 부모로서 모든 것을 많이 이야기해주고 싶은 마음이기도 하다. 연기도 그렇고 일도 그렇고 돈도 그렇고 내가 자세히 아이에게 이야기해주는 게 어떻게 보면 그 아이 인생에서 첫 시작이지 않나? 그래서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주려고 한다. 그런데 요즘에는 밖에 나가서 너무 아는 척을 하기도 한다"고 웃었다.
2세의 장래도 언급했다. 이민정은 "아이가 하고 싶다면 모르겠는데 내가 먼저 배우를 시키겠다 마음먹은 적은 없다. 아들은 생각보다 사람들과 관계는 좋지만 확실히 무대 체질은 아니다. 아이의 아빠도 무대 체질은 아니었다고 한다. 공연을 좋아하는 사람도 있긴 한데 일반 영화배우 중 의외로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 많다. 남편 이병헌도 무대에 오를 일이 있으면 청심환 챙겨 먹을 정도다. 아들이 아빠를 좀 닮은 것 같다. 배우로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자기 판단인 것 같다"고 밝혔다.
이어 "나는 연극을 했던 사람이고 사람들이 있을 때 부끄러워서 못 하는 경우는 없다. 무대 체질이라고 생각한다. 무대 뒤에서는 떨지만 막상 무대에 나가면 차분해지는 스타일이다. 관객을 보면서 에너지를 느끼지만 남편은 사람들이 날 쳐다보는 순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그런 스타일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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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 눈에 유독 돋보이게 보이는 댓글이 있으면 나도 공감하며 답글을 남기는데 팬들이 정말 좋아하더라. 물론 말이 실수가 되고 조심해야 하지만 내 팬이라면 내가 남기는 말에 대해 어떤 느낌인지 알 것 같아 농담처럼 편하게 답글을 달고 있다. 내겐 소통의 창구다. 지금도 내가 대답하고 싶은 댓글이 있으면 한다. 그렇다고 의무적인 숙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소통의 창구를 통해 남기려고 한다"고 소신을 전했다.
지난 24일 절친 손예진이 자신의 개인 계정을 통해 이제 막 태어난 아들의 발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당시 이민정은 손예진 아들의 발사진을 보고 "발 연기 잘하네"라며 특유의 너스레를 보여 보는 이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민정은 "손예진 아들의 두 번째 발가락이 너무 귀엽더라. 그래서 그렇게 남긴 것이다. 지인들과 SNS를 할 때는 정말 친한 사람에게만 장난의 댓글을 남기는 편이다. 내 절친들의 피드를 정말 열심히 보고 관심이 있는 부분에 반응하는 것이다. 재미있는 것도 있지만 절친의 안부를 그렇게 물을 수 있다는 게 좋지 않나?"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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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