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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지난 연말부터 학교 폭력(학폭) 가해자들을 복수하는 내용의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각 스트리밍 서비스 플랫폼에서 이러한 내용을 다뤄,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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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흡연, 마약 등 현실적인 내용도 여과 없이 내보낼 수 있어, 사회적 메시지를 더 묵직하게 던질 수 있다는 시선이 상당하다. 다시 말해, 기존 TV 방송에서는 학원물이 미화됐지만, OTT에서는 다소 자극적이게 그려져도 현실과 가장 비슷하게 닮아, 학폭에 대한 화두를 제대로 던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이들 작품은 학폭 경각심을 깨워, 사회적으로 경종을 울렸다. '더 글로리'는 태국 연예인 학폭 논란으로 이어져 파급력을 증명한 바다.
물론 청소년에게 유해한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모방 범죄에 대한 의문이다. 드라마를 제작하는 입장에서도 학폭은 중요한 사회적 이슈지만 적절하게 표현해야 한다는 책임이 있다. 이와 관련해 '더 글로리' 김은숙 작가는 "언어적인 욕설도 있고, 학교폭력 내용이 등장한다.잘 판단할 수 있는 성인들이 이 작품을 보셨으면 한다"고 했고, '약한영웅' 유수민 감독은 "불필요하게 잔인한 것은 최대한 피하려고 했는데, 청소년 관람 불가 시청 등급이라 10대들이 볼 수 없지만, 이걸 따라 하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당연히 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처럼 매체의 영향력은 양날의 검과도 같지만, 그럼에도 OTT가 현실적으로 학폭 이슈에 경고를 줄 수 있다는 것은 고무적이다. 나아가 전체적인 메시지가 '학폭에 대한 굴복'이 아닌, '학폭에 대한 복수'라는 점도 이슈를 긍정적으로 환기시킬 수 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코로나 시대가 되면서 비대면 수업도 많아졌지만 오히려 학폭에 대한 이야기는 더 강조되고 있다. 사이버폭력이라는 새로운 현상이 나오기도 하고, 피해자들의 고발도 늘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2~3년 전부터 연예인이나 운동선수 '학폭 미투'가 이어졌고 학폭을 그리는 작품들도 더 다양해지고 많아지고 있다. '지금 우리 학교는'도 학폭 피해자 아들 때문에 개발한 약으로 좀비 바이러스가 시작됐고, '소년심판'도 촉법소년의 얘기로 학폭이 그려졌다. 애니메이션이지만 '돼지의 왕'도 학폭 소재이며, '인간수업'도 청소년의 성매매 이야기가 나온다. 이런 흐름에서 작년 연말에 학폭 복수극들이 계속해서 나왔다. 작품 속 정의구현에서 끝나지 않고, 여론으로 이어져 사회적인 정의구현이 돼야 콘텐츠의 순기능이 대두될 것이다"라고 했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