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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배우 서정희가 결혼 생활을 털어놨다.
처음에는 가슴 재건 수술을 거부했다는 서정희는 "사실 나이가 있지 않냐. 굳이 60대인데 가슴 한쪽이 필요하냐. 남은 가슴 한쪽도 자르자"면서 "딸과 엄마가 '노력해서 지켜온 아름다운 몸인데'라고 설득했다. 생살을 늘리는 과정이 쉽지 않다는 걸 그때 알았다"고 털어놨다.
서정희는 "가슴 절제 수술보다 머리카락을 잃은 것에 대한 슬픔이 더 컸다. 삭발한 제 모습을 볼 때 더 힘들더라. 그때 마음이 많이 무너졌다"면서 "나는 언제 다시 긴 머리카락을 가질 수 있을까?"라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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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전 남편 서세원이 엘리베이터 등에서 서정희를 무차별하게 폭행한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던 바. 이를 직접 목격했다는 어머니는 "얘를 어디 때릴 데가 있다고 길에서 질질질 끌고. 부모로서 오죽했겠냐"며 딸을 지키기 위해 쓰러질 수조차 없었던 엄마였다. 이어 "그때 생각하면 눈 앞이 캄캄하다. 애를 너무 세뇌를 시켰다. 애를 완전히 바보로 살게 만들어놨다. 사람이면 그렇게 할 수 없다"며 분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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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에 결혼한 서정희는 첫째 딸을 20세, 둘째 아들을 22세에 출산했다. 미국에 사는 친정 식구들과 떨어져 혼자 한국에서 지냈던 서정희는 "남편을 믿고 따르는 것 외에는 저는 길도 모른다. 전화번호가 적힌 수첩을 전 남편이 다 버렸다. 남편이 저를 위한다고 생각을 했다"면서 "'가정에만 충실하라'는 명을 받은거다. 그래서 모든 걸 남편 뜻대로 하기 위해 살았다"며 결혼 생활동안 모든 귀를 닫아버린 서정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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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인정 받을 때도 많았다. 그러면 저는 하늘을 나는 기분이었다. 혼나면 한번에 다 무너졌다"면서 "세상 사람들의 인정보다 더 아이들의 인정보다는 전 남편에 대한 인정이 더 중요했다"고 덧붙였다.
서정희는 "이혼 후 가장 힘들었던 게 인정 받을 대상이 없어졌다는 게 더 힘들더라. 그 대상이 없어지니까 더 무너지고 못 살것 같더라"면서 극단적인 생각으로 삶의 의욕조차 잃어버렸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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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희는 "아들이 '엄마는 스톡홀름 증후군이다', '이단 교주를 섬기듯 살았다'고 했다. 최근 이단 종교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저와 유사한 사람들을 많이 발견했다"면서 "그것이 저의 모습인 줄 몰랐다. 어둠 속에 있을 때 발견하지 못했던, 그러나 나와 보니까 그곳이 잘못됐다는 걸 알아냈다. 사람들은 '어떻게 모를 수가 있어?'라고 하지 않나. 정말 몰랐다"고 털어놨다. 이어 "맹목적으로 순종했던 것들을 보는 게 두렵고 힘들다. 열아홉살에 결혼하고 환갑이 넘었다. 제 모든 삶이 다 잘못된 걸까? 그렇지 않다고 저는 믿고 싶은거다"고 털어놨다.
이어 서정희는 "요즘 병원에서 환우들을 볼 때가 가장 편하다. 저와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고 같이 공감하고 위로를 나누는데 그것이 진정성 있고 거기서 '나도 뭔가를 할 수 있구나'라고 위로를 받고 있다"고 했다.
이에 오은영 박사는 "다 제쳐두고 가장 중심은 서정희의 건강, 내 몸과 마음이 이기적인 말을 들을만큼 본인을 잘 챙겼으면 좋겠다"고 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