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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전문 방송'의 살아있는 역사, '주간아이돌' 생존기[SC초점]

정빛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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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2025-05-27 12:29


'아이돌 전문 방송'의 살아있는 역사, '주간아이돌' 생존기[SC초점]
사진 제공=MBC M, MBC에브리원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아이돌 전문 예능이 유튜브로 떠났다. 무대 밖 아이돌의 모습을 담던 수많은 프로그램이 웹 예능으로 갈아타면서, 방송 기반 아이돌 예능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중이다.

그런데 이 와중에도, 여전히 TV 안에서 '아이돌 전문 예능' 간판을 지켜온 프로그램이 있다. MBC MㆍMBC에브리원의 '주간아이돌'. 무려 14년째, 프로그램명처럼 K팝의 '매주'를 책임지고 있다.

2011년 첫 방송된 '주간아이돌'은 아이돌 중심 콘텐츠가 지금처럼 폭발적으로 확장되기 전부터, K팝 스타들의 매력을 유쾌하게 보여주는 유일한 예능 플랫폼이었다. 특히 '랜덤플레이댄스', '2배속 댄스' 등 시그니처 코너는 글로벌 K팝 팬덤 확산에 기폭제 역할로, '아이돌 입덕 예능'의 상징이 됐다.

연출을 맡은 이용준 PD는 '아이돌 예능의 레전드'라는 수식어에 이렇게 말했다. "비슷한 콘텐츠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주간아이돌'은 무대 위 아이돌의 모습 뿐 아니라 그들의 재능과 재치를 가감 없이 보여주는 데에 집중해왔다. 유튜브 예능과 자체 디지털 콘텐츠의 홍수 속에서, 오롯이 아이돌을 위한 TV 예능은 '주간아이돌'이 거의 유일하지 않나 싶다."

지난해 12월 시즌을 마친 '주간아이돌'은 약 6개월간의 재정비 끝에, 6월 6일 새롭게 돌아온다. MC부터 포맷, 기획 전반까지 손본 '완전한 개편'이다. 이 PD는 "빠르게 변하는 시대 변화 속에서 '주간아이돌' 또한 여러가지 새로운 시도를 통해 발전해왔다. 과거의 영광과 체제에 머무르지 않고 더 나은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한 고민을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이돌 전문 방송'의 살아있는 역사, '주간아이돌' 생존기[SC초점]
몬스타엑스 민혁(왼쪽), 크래비티 형준. 사진 제공=스타쉽엔터테인먼트
이런 고민의 출발점은 MC 교체에서 드러난다. 새 시즌 진행자는 몬스타엑스 민혁과 크래비티 형준.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의 선후배인 두 사람은 '후배돌'과 '선배돌'을 연결하는 팬덤 교차점의 상징처럼 보인다.

"10년차 아이돌 민혁은 든든한 선배로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중심을 잡아주는 기둥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 크래비티의 형준은 다양한 곳에서 러브콜을 받은 예능계의 샛별이다. 같은 소속사의 형동생 케미를 통해 '주간아이돌'을 더 빛나게 해줄 역량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또 하나의 변화는 '시청자와의 거리 좁히기'다. 이번 시즌부터 '공개 방청'을 도입, 기존 스튜디오 녹화의 폐쇄성을 벗고 '현장성'을 확대한다. 아이돌과 팬이 더욱 가까이 교감하는 무대를 연다는 계획이다.


'아이돌 전문 방송'의 살아있는 역사, '주간아이돌' 생존기[SC초점]
투어스(TWS)가 '랜덤 플레이 댄스'를 하는 모습. '주간아이돌' 방송화면 캡처.

물론 변화만 있는 것은 아니다. 트렌드에 맞춘 변주 속에도, 시대를 초월한 포맷의 가치는 지킨다. 대표 코너인 '랜덤 플레이 댄스'가 변화 속에서도 그대로 유지되는 것이다.

"요즘 아이돌 그룹은 각종 '챌린지'를 위해 따로 연습까지 한다. '랜덤 플레이 댄스'는 그런 챌린지 콘텐츠의 시초라 할 수 있다. 기존 코너를 유지하되 변화된 구성을 통해 재미와 흥미를 좀더 배가 시켜보고자 한다. '랜덤 플레이 댄스'는 아이돌이라면 누구나 도전해봐야 하는 통과의례와 같은 존재다."

최근에는 '아이돌 인간극장', '아이돌 챌린지', '돌박 2일', '동네스타K', '인기가요 끝나면 매점가요' 등 웹 예능이 아이돌 콘텐츠의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주간아이돌'은 방송이라는 전통 미디어 안에서 어떻게 진화할 수 있을까. 이 PD는 그 해답을 '꾸준함'이라 정의했다.

"유행에 따라 피고 지는, 호흡 짧은 디지털 예능과 다르다. '주간아이돌'은 오랜 기간 같은 자리에서 방송사 예능의 아이덴티티를 지켜왔다. 그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던 의지가, 바로 저희의 힘이다."

TV 시청 시간이 줄어든 현실은 인정하지만, 이 PD는 '방송사 콘텐츠만이 할 수 있는 게 있다'는 믿음을 꺾지 않았다. 실제로 '주간아이돌'은 여전히 아이돌들이 가장 출연하고 싶은 방송 예능이다.

그는 "모두가 공감하고 기대할 수 있는 구성과 기획으로 시청자와 팬들에게 다가가려 한다"며 '주간아이돌' 새 시즌을 기대케 했다.


'아이돌 전문 방송'의 살아있는 역사, '주간아이돌' 생존기[SC초점]
아이릿, 유니스, 캣츠아이(위부터). '주간아이돌' 방송화면 캡처
한때 아이돌 예능의 교과서였던 '주간아이돌'은 지금 다시, 방송 기반 예능의 의미를 되묻는 좌표가 되고 있다.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 팬덤과 방송 사이. '주간아이돌'이 찾은 생존 전략은 명확하다. 매주 한 회, 아이돌의 매력을 가장 아이돌답게 보여주는 것. 그 정체성 하나로, '주간아이돌'은 14년째 '매주' 생존을 증명하고 있다.


'아이돌 전문 방송'의 살아있는 역사, '주간아이돌' 생존기[SC초점]
'주간아이돌' 방송화면 캡처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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