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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이건주가 입양간 남동생과 약 20년 만에 재회했다.
친동생을 만날 생각에 번역기와 통역사의 도움을 받아 프랑스어로 된 편지까지 썼던 이건주는 막상 동생이 사는 도시의 기차역에 내리니 "안 나오면 어쩌지, 나를 만나자마자 화를 내면 어쩌지"라며 불안감에 휩싸였다. 그러던 가운데 이건주의 친동생, 이건철이 환히 웃으며 나타났다. 이건주는 이건철을 끌어안고는 "보고 싶었어. 미안해"라며 울음을 터트렸다. 이건철은 "형이 여기 와줘서 고마워. 거의 20년 전의 일이네. 다시 봐서 좋아"라며 형을 달랬다.
두 사람이 한 번에 서로를 알아볼 수 있었던 이유는 18년 전 한국에서 이미 재회했었기 때문이었다. 당시 이건철은 자신의 뿌리를 찾기 위해 한국에 입양 서류를 들고 들어왔다. 그때 두 사람은 서로 처음 만났다. 그러나 언어도 문화도 달랐던 두 사람은 사소한 오해로 연락이 끊겼다. 이건철은 "형을 직접 볼 수 있다는 게 좋았고 형제로서 다시 만나서 기뻤다. 그때 상황을 솔직하게 말할 수 있어서 기쁘다"며 재회의 기쁨을 표현했다.
형 옆이 마냥 좋은 이건철은 콧노래를 흥얼거리고, 형에게 장난도 치며 함께하는 시간을 마음껏 누렸다. 한층 가까워진 형제는 이건주가 친동생을 위해 직접 요리한 김치찌개와 닭볶음탕, 그리고 한국에서부터 가져온 명이나물과 깻잎으로 한식이 가득한 저녁식사를 함께했다. 동생의 맛있다는 말에 이건주는 밥 먹는 것도 잊고 반찬 하나라도 동생을 챙겨줬다. 이건철은 "매일 이렇게 먹어도 좋다"며 형의 손맛을 인정했다. 이건주는 "먹는 것만 봐도 배부르다는 표현이 딱 이 느낌이구나 싶다. 이것만큼 행복하고 좋은 게 어딨냐"며 행복해했다.
약 20년 만에 다시 만난 사이였지만, 이건철은 "모든 게 자연스러웠고 편안했다"고 전했다. 이건주도 "말하지 않아도 행동이 먼저 나오고, 눈만 봐도 알 것 같고 뭐든 해주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이 시간이 꿈인가 현실인가 싶을 정도로 좋았다"고 동생과 재회한 심경을 밝혔다.
'아빠하고 나하고' 다음 회에서는 이건주·이건철 형제의 숨겨진 가족사가 밝혀진다. 동생 이건철은 "왜 날 입양 보냈냐. 왜 한 명은 남겨지고 한 명만 입양 보낸 거냐", "부모님은 왜 부모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았냐"고 질문하며 그간 쌓였던 궁금증을 드러낸다. 이에 이건주도 "나도 몰랐지만, 우리 형제는"이라며 동생의 입양에 숨겨진 이야기를 처음 꺼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