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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살문에서 정자각까지 이어진 향로와 어로가 직선이지 않고 중간에 한 번 꺾인 모습은 지형 때문임을 짐작하게 한다. 1주일여 전 눈이 내린 뒤 이곳을 방문했는데, 사람들이 다니는 통행로에는 이미 제설작업이 이뤄져 있었다. 관람객 출입이 제한되는 울타리 안쪽 경삿길과 능침 일부에 눈이 쌓인 풍경이었다. 눈이 일부 녹은 능침에는 병풍석과 난간석이 보이지 않았다. 문석인은 있는데, 무석인은 없다. 문석인의 옷 주름은 멀리서도 선명해 보였고 간결하게 느껴졌다.
옛 정릉에 남아있던 병풍석과 난간석은 태종 때 청계천 광통교를 다시 짓는데 쓰이도록 한 것으로 잘 알려졌다. 현재의 광통교 아래로 가 보면 양쪽으로 축조된 돌 중 병풍석에 쓰이는 문양이 제모습인 것도 있지만, 거꾸로 뒤집혀 있는 것들도 찾아볼 수 있다. 이를 두고 뭇사람들은 태종의 악감정이나 적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추측하기도 한다. 신덕왕후도 할 말이 있지 않을까. 역사가 얽힌 몇백년 전 조각된 돌을 현대의 도심 교량 아래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으니 관람객에겐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된다.
jsk@yna.co.kr
<연합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