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e스포츠의 문화적 가치와 유산 보존 방안을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하나의 스포츠와 콘텐츠 산업을 넘어 대한민국 디지털 문화자산으로서 e스포츠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제도적 지원 방향이 논의됐다. 한국e스포츠산업학회는 더불어민주당 게임특별위원회, 김성회 의원과 공동으로 지난 29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2026 대한민국 e스포츠 정책포럼'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e스포츠의 문화 유산화 - 과거의 기록에서 현재의 미래가치로'를 주제로 마련됐으며, 대한민국이 e스포츠의 발상지이자 선도국으로서 축적해 온 경기 기록, 방송 영상, 선수와 팬덤의 기억, 경기장 문화, 커뮤니티 자료 등을 체계적으로 보존하고 미래세대에 전승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진행됐다고 학회는 전했다.
기조연설을 맡은 송석록 한국e스포츠산업학회장(경동대 교수)은 e스포츠가 이미 디지털 세대의 대표 문화로 자리 잡았으며, 초기 경기 영상과 리플레이 데이터, 방송 자료, 선수 장비, 팬덤 문화 등은 단순한 산업 자료가 아니라 대한민국 디지털 문화사의 중요한 자산이라고 강조했다. 또 e스포츠진흥법에 유산화 관련 조항의 추가를 통한 개정과 함께 국가유산청에 예비 유산등록은 물론 디지탈 헤리티지 박물관 같은 국가 차원의 기록화와 보존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발제에선 국가유산 제도와 연계한 e스포츠 유산화 가능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장영기 국가유산청 사무관은 국가유산 거버넌스와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중심으로 e스포츠의 유산적 가치 확산 방안을 발표했으며, 50년 미만의 현대 문화자산도 예비문화유산 제도를 통해 선제적으로 보호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동범 국가유산활용학회 회장은 스포츠산업 유산화 사례를 통해 e스포츠가 지닌 역사적·사회적·산업적 가치를 조명했다. 특히 부산 광안리 프로리그 결승과 같은 상징적 장소와 기록물은 한국 e스포츠가 대중문화로 확산된 대표적 사례로, 향후 예비문화유산 지정과 공공 아카이브 구축의 주요 후보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조현주 한국스포츠과학원 선임연구위원은 e스포츠 유산화의 출발점은 '무엇을, 누가, 어떻게 남길 것인가'에 대한 공공 기록화 체계 마련이라고 강조했다. 경기 영상뿐 아니라 패치노트, 리플레이, 구술 기록, 팬 커뮤니티, 밈과 팬아트 등도 e스포츠 문화 생태계를 구성하는 중요한 기록으로 보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참석자들은 e스포츠 유산화를 위해 e스포츠 유산화 협의체 구성, 실태조사 및 목록화, 예비문화유산 후보 발굴, 디지털 아카이브 구축, 지식재산권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 협력, 교육·전시·관광 연계 활용, 국제 표준화 추진 등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한국e스포츠산업학회는 "e스포츠 유산화는 과거를 보존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이 디지털 문화유산의 국제 기준을 선도하기 위한 미래 전략"이라며 "이번 포럼을 계기로 e스포츠의 역사적 기록과 문화적 가치를 공공자산으로 보존·활용하기 위한 후속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