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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긍지는 그 어느때보다 드높았다. 이제 자신들도 빅클럽의 반열에 오르겠다는 뜻을 공공연하게 내비쳤다. 이번 경기 결과로 증명하겠다는 분위기다. 토트넘은 구단 역사상 가장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있다. 바로 7일 밤 7시 45분(한국시각 8일 오전 4시 45분) 영국 런던 웸블리에서 열리는 토트넘과 유벤투스의 2017~2018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UCL) 16강 2차전이다.
자신만만했다. 확신에 찬 말은 이어졌다.
"내일 경기를 즐길 것이다. 우리는 우리 스스로 유럽에서 가장 좋은 팀 중에 하나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축구 역사에 큰 획을 그은 팀과 상대한다. 우리는 역사나 성적에서 유벤투스에게 미치지 못한다. 그래도 우리의 꿈은 유벤투스와 같은 반열에 오르는 것이다. 그들과 경쟁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당시만 해도 포체티노 감독은 조심스러웠다. 그런 그가 약 한달만에 입장이 180도 바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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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강 1차전 무승부가 컸다. 토트넘은 2골을 먼저 내줬다. 그리고 2골을 넣었다. 적지에서 2대2로 비겼다. 8강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당시 경기를 복기해보자. 초반은 흔들렸다. 0-2로 끌려가던 상황에서 이과인에게 페널티킥 기회까지 줬다. 그 골이 들어갔다면 무너졌을 것이다. 그러나 그 페널티킥은 골로 연결되지 않았다. 토트넘은 재정비했고 반격에 성공, 무승부를 일궈냈다. 여기에 최근 경기력도 좋다. 지난해 12월 16일 맨시티 원정에서 1대4로 패배한 뒤 17경기동안 11승 6무로 무패행진을 달리고 있다.
팀 역사를 보더라도 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프리미어리그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 1950~1951시즌, 1960~1961시즌 이후 최고의 성적이다. 이제 잉글랜드 무대에서는 빅4의 아성을 무너뜨렸다. 여기에 외형적인 성장도 거듭했다. 다음 시즌에는 6만2000석 규모의 뉴화이트하트레인도 손에 넣게 된다. 안정적인 입장수익을 기반으로 해서 꾸준한 성적을 내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이제 남은 것은 유럽무대다. 지난 시즌 토트넘은 야심차게 유럽무대를 두드렸다. 2010~2011시즌 UCL 8강 진출 이후 유로파리그 무대만 밟아왔다. 지난 시즌 다시 UCL로 복귀했다. AS모나코, 바이어 레버쿠젠, CSKA모스크바와 한 조에 속했다. 16강 진출을 노렸다 .그러나 경험부족에 발목이 잡혔다. 결국 조3위에 그치며 유로파리그로 떨어졌다. 유로파리그에서도 32강에서 패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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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건은 역시 이번 2차전이다. 조별리그에서 레알 마드리드를 제쳤다. 만약 16강에서 유벤투스마저 따돌린다면, 포체티노 감독의 말처럼 토트넘을 보는 시각이 달라질 것이다. 동시에 토트넘의 가치는 높아질 것이다. 스폰서 등 여러가지 경제적인 이익도 더 많이 취할 수 있게 된다.
포체티노 감독을 비롯해 선수들도 자신감에 차있다. 손흥민은 3일 허더스필드와의 경기가 끝난 뒤 "하던대로 공격적으로 나가면 잘 될거라 본다. UCL 8강에 꼭 오르고 싶다"고 했다. 휴고 요리스 골키퍼도 "우리 팀은 강하다. 여기까지 올 자격이 있다. 더 앞으로 나갈 능력도 있다. 내일 경기는 토트넘에게 가장 중요한 순간"이라고 했다.
동시에 이번 유벤투스전은 한국 팬들에게도 또 다른 의미다. 바로 손흥민의 선발 출전 때문이다. 손흥민은 최근 2경기 연속 2골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러나 토트넘의 빅매치에서는 선발로 출전하지 못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 대신 에릭 라멜라를 선발로 내세우곤 했다. 이같은 모습에 영국 현지 언론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기자회견에서도 '손흥민 선발 출전 여부'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은 좋은 선수"라면서도 "선발 출전 여부는 감독인 내가 선택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한편 유벤투스도 만반의 준비를 다하고 있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6일 기자회견에서 "내일 경기는 결승전과 같다.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고 의지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