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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처음에는 그럴수도 있다고 봤다. 두번까지 그렇다면, 분명 문제가 있다.
한국의 목표는 16강이 아니다. 그래서 예선 2경기를 냉정히 볼 필요가 있다. 약체를 상대로 2경기에서 단 2골, 여기에 방향잃은 패스와 경기력은 분명 '낙제점'이었다. 벤투 감독도 키르기스스탄전 후 "경기력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라고 했다.
그렇다면 원인을 찾아야 한다. 그래야 59년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다가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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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 감독은 유럽 출신임에도 선수 기용에 있어 상당히 보수적이다. 포르투갈 대표팀을 이끌던 시절부터 나왔던 이야기다. 좀처럼 변화를 주지 않는다. 한번 정해진 틀을 그대로 유지한다.
남태희(알두하일) 나상호(광주) 등 부상자가 속출하며 당초 구상했던 베스트11에서 조금 달라지기는 했지만, 그래도 어느정도 예상됐던 베스트11이 그대로 경기에 나서고 있다. 특히 변화가 조금 있었던 측면과 달리 척추라인은 고정된 모습이다. 최전방 황의조(감바오사카)-중앙 공격형 미드필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수비형 미드필더 정우영(알사드)-센터백 김영권(광저우 헝다)는 두 경기 연속 선발로 나섰다.
필리핀전 결승골의 주인공 황의조와 두 경기 연속 무실점 수비를 이끌고 있는 김영권은 이견의 여지가 없다. 하지만 구자철과 정우영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린다.
두 선수에 대한 벤투 감독의 신뢰는 대단히 높다. 벤투 감독은 은퇴 고민을 하던 구자철을 직접 설득하기도 했다. 지난 11월 호주 원정에서 부상으로 제대로 평가를 하지 못했음에도, 이번 아시안컵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정우영 역시 기성용(뉴캐슬)의 파트너로 일찌감치 낙점을 받았다.
하지만 두 선수는 이번 대회에서 다소 부진하다. 특히 템포를 잡아먹는 모습이다. 중앙에서 빠르게 공이 전개돼야 '지배하는 축구'가 효과를 볼 수 있는데 구자철-정우영 라인에서 턱 걸리는 모습이다. 게다가 두 선수는 물리적인 스피드도 빠른 편이 아니다. 중앙에서 속도를 붙이지 못하니 당연히 밀집수비에 고전할 수 밖에 없다. 이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황인범(대전)-주세종(아산)이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만큼, 변화도 고민할만 하다.
하나 더, 아직 기회를 잡지 못한 이승우(헬라스 베로나)의 활용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승우는 적어도 아시아 무대에서는 게임체인저로 손색이 없다. 애초 구상에 없었다면 차라리 소속팀에 집중시키는게 나을 뻔 했다.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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